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전자파를 측정하는 새로운 개념의 전류 센서 모듈을 이용해 전자식 과전류 차단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스마트 공장을 구현하는 데 꼭 필요한 본 센서는 동아전기공업주식회사에 기술 이전됐다.
▲ETRI가 개발한 전류센서로 만든 모듈의 모습
新전류센서 모듈 개발, 스마트 공장·전기차 활용
국내 연구진이 전자파를 측정하는 새로운 개념의 전류 센서 모듈을 이용해 전자식 과전류 차단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스마트 공장을 구현하는 데 꼭 필요한 본 센서는 관련 기업에 기술이전 및 상용화 추진 중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23일 세계 최초로 전자파를 측정하는 비코일 방식의 전류 센서 모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대용량 전기를 다루는 곳에서 과전류 차단에 효과적일 전망이다.
전류 센서 모듈은 전자식 과전류 차단기에서 전력도선에 흐르는 전류를 측정하는 장치다. 지금까지 전류를 검출하는 방법으로는 주로 열이나 자기장을 이용했다.
반면에 기존 방식들은 특정 범위에 있는 전류를 측정하지 못하거나 심한 오차, 느린 측정 속도 등 여러 한계가 있었다.
특히, 전력소비가 많은 대규모 공장의 경우, 합선이 일어났을 때 이를 빨리 감지해 전력을 차단해야 한다.
센서가 뒤늦게 감지해 전류가 전달되면 장비가 고장 나거나 화재로 이어져 재산상 피해와 인명사고로 이어진다.
연구진은 기존 방식과 달리 ‘전자파’를 이용했다.
회로에 전선과 센서선을 나란히 배치해 이로부터 유도되는 전력 주위에 발생하는 전자파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개발된 센서 모듈은 크고 작은 범위의 전류 측정이 가능하지만, 연구진은 최대 800암페어(A)까지 높은 전류를 흘렸을 때도 유도 전류를 측정할 수 있음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전자파로 측정하는 비접촉 방식이기에 전력 손실도 적고 크기도 수 밀리미터(㎜)로 매우 작게 만들 수 있다. 관련 제작비용도 적어 대량 생산에도 유리하다.
특히 열보다 전자파를 활용하기에 측정 속도도 5배 빠르다. 기존에 합선시 강한 자기장을 이용하는 경우 최대 20ms(밀리미터초)로 측정된다.
반면에 본 센서로 완전 전자식 차단기를 만들면 최소 4ms 이내로 측정할 수 있어 안전한 전력 차단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해당 전류 센서를 토대로 △센서 주위 잡음제거 △전류값 전송 사물인터넷(IoT) 통신 △전력 차단 등을 프로그램으로 처리하도록 지능화한 모듈 △모터 제어용 과전류 차단 릴레이(Overload Relay)도 만들었다.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담아 자유롭게 시스템 개발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본 성과가 꿈의 차단기인 ‘완전 전자식 전력 차단기’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개발된 모듈은 교류 전류를 이용하는 모든 곳에 쓸 수 있다.
특히 가정, 높은 전류가 필요한 공장이나 기지국, 전기차 등에서 전류 모니터링 시스템, 전력 차단기, 직류-교류 전력 변환기 과전류 보호 등으로 효과적인 활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센서 선의 아이디어는 열을 이용하는 금속-절연체 전이(MIT) 소자로 전력을 차단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도출됐다.
연구진은 20년 넘는 MIT 현상규명과 소재부품 및 반도체 관련 연구로 쌓은 경험과 노하우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ETRI 김현탁 연구전문위원은 “본 기술로 제4차 산업혁명 스마트 공장 핵심 기반 기술을 만드는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전문기관에 따르면 산업용 글로벌 전류 센서 모듈 및 응용 시스템 시장은 연평균 5.65% 성장을 기록하며 2025년에는 전 세계 시장 규모가 4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본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휴대 단말용 급격한 전하방전 저전압 스위칭 소자 원천기술 개발’과제로 수행됐다.
연구진의 기술은 동아전기공업주식회사에 이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