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지난달 8월 29일 자체 AP와 GPU를 탑재한 화웨이 메이트60 프로를 공개했다. 자체 개발 프로세서인 기린(Kirin) 9000S가 7나노급 칩인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최근 외신에선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미국의 제재에 꺾이지 않았다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고 보도했다.
▲화웨이 메이트60 프로(이미지:화웨이 홈페이지)
기린 9000S 모바일 프로세서 탑재
퀄컴 스냅드래곤 888과 동급 성능
DUV 활용 7나노칩, “고육지책 공정”
화웨이가 지난달 8월 29일 자체 AP와 GPU를 탑재한 화웨이 메이트60 프로를 공개했다. 자체 개발 프로세서인 기린(Kirin) 9000S가 7나노급 칩인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최근 외신에선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미국의 제재에 꺾이지 않았다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고 보도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 등 다수 외신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의 새로운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가 공개되며 이 스마트폰에 사용된 자체 모바일AP로 인해 미국의 엄격한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첨단 노드와 설계가 반영된 것에 대해 워싱턴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의 방중 기간에 맞춰 공개된 화웨이의 신제품으로 인해 미국의 허를 찌르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일각에선 평가했다.
탐스하드웨어를 비롯한 IT전문매체에 따르면 화웨이의 베일에 쌓인 새로운 7나노 칩 기린 9000S는 중국 파운드리 기업 SMIC의 Twinscan NXT:2000i 노광 장비를 활용한 2세대 7나노급 공정 기반으로 제조됐으며,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5D 적층 기술까지도 적용됐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자사 반도체 설계기업인 하이실리콘의 설계 역량과 SMIC가 보유 중인 DUV 장비를 통해 7나노 시스템 온 칩(SoC)을 양산한 것이다. 이미 SMIC는 2021년부터 7나노 공정을 적용한 비트코인 채굴용 시스템 온 칩을 공급한 바 있다.
테스터들에 따르면 하이실리콘의 기린 9000S는 8코어(2.62GHz 코어 1개+2.15GHz 코어 3개+1.53GHz 코어 4개) 12스레드로 모바일 최초 하이퍼스레딩이 적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린 9000S의 벤치마크 성능은 긱벤치(Geekbench) 결과 싱글 코어 1,323점에 멀티코어 3,630점이 나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888 정도의 성능과 유사한 것으로 나왔다. 스냅드래곤 888이 2021년 상반기 플래그십 모바일 AP인 것을 감안한다면 중국은 첨단 노드 경쟁에서 2년의 차이를 가진다고 단순하게 계산해볼 수 있다.
물론 이처럼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ASML은 EUV를 단 1대도 중국에 수출한 적 없는 것에 그치지 않고 최근 미국의 수출 규제 강화에 동참해 DUV까지도 제한했다. 이에 중국은 이러한 제한이 시작되는 9월 이전까지 최대한 DUV 장비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DUV 장비 다수를 확보해 7나노 이하의 첨단 노드를 구현하는 것은 고육지책에 불과하다. 업계전문가들은 “DUV에서도 다중 패터닝을 활용해 TSMC, 삼성, SK하이닉스와 같은 칩메이커들이 7나노급 공정을 구현했으나 현재 미세공정에서 모두가 EUV로 넘어간 것은 EUV가 그만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DUV에서 7나노 이하 미세공정을 하려면 다중 패터닝 공정이 필수적인데 이 경우 마스크의 미세 배치 정밀도가 요구되며, 광원을 입사시킬 때 정확한 노광을 하기 어려운 난제 등 노광 공정의 복잡화로 인해 수율 및 비용에 커다란 문제를 직면하게 된다. 이에 SMIC 7나노 SoC도 50% 정도이거나 그 미만의 수율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5나노 공정은 7나노보다 이론적으로 마스크 얼라인만 100번을 해야 하는 등 공정의 복잡화로 인해 발생할 각종 패터닝 결함이 상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기린 9000S의 등장은 표면적으론 벤치마크에서 반도체 초격차가 2년으로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미국의 반도체 제재로 첨단 공정을 확보하지 못한 고육지책 공정일 뿐이며 수율·비용을 포함해 차세대 제품 경쟁력도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했다고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