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코쿠사이 엘렉트릭과 주식회사 유진테크가 법정에서 만나게 됐다. 특허권 침해로 피소를 당한 유진테크는 과거 특허청 지원으로 특허 회피 설계를 통해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알려진 바 있어 이번 소송의 향방이 낳을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빙 코파일럿을 통해 생성한 이미지
배치식 증착 장치 등 특허권 침해 4건 소송 제기
유진테크, 소송에 주가 급락...과거 회피설계 진행
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코쿠사이 엘렉트릭과 주식회사 유진테크가 법정에서 만나게 됐다. 특허권 침해로 피소를 당한 유진테크는 과거 특허청 지원으로 특허 회피 설계를 통해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알려진 바 있어 이번 소송의 향방이 낳을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일본의 첨단 반도체 장비 제조기업인 주식회사 코쿠사이 엘렉트릭이 한국 자회사 국제엘렉트릭코리아와 함께 국내 반도체 장비사인 유진테크를 상대로 한국의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특허권 침해소송을 제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특허권 침해소송에는 기판처리장치 등에 관한 4건의 코쿠사이 엘렉트릭 그룹 특허기술이 포함됐다.
소장에 포함된 4건의 특허에는 Harrier-L과 Harrier-M을 포함하는 배치(batch)식 증착 장치를 대표적인 침해 제품으로서 제시하고 있다.
본지의 취재에 따르면 △기판 처리 장치 및 반도체 장치의 제조 방법 △기판 처리 장치, 반도체 장치의 제조 방법 및 기록 매체 △기판 처리 장치, 반도체 장치의 제조 방법, 플라스마 생성부, 프로그램, 플라스마 생성 방법, 전극 및 반응관 △반도체 장치의 제조 방법, 기판 처리 장치 및 프로그램 등에 속하는 특허 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선 특허 건들은 일괄 처리할 수 있는 기판의 매수를 줄이지 않고, 인접하는 기판 사이에 대한 가스의 공급을 촉진하는 기술, 메인터넌스 에어리어를 확보하면서 풋프린트를 저감하는 기술, 플라스마의 이상을 판정할 수 있는 기술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국제엘렉트릭코리아측은 해당 특허권이 2011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 일본, 대만, 중국 등에도 등록되었으며, 한국내 특허 실시권자는 코쿠사이 엘렉트릭의 한국 자회사인 국제엘렉트릭코리아가 유일하다고 밝히고 있다.
코쿠사이 엘렉트릭은 이번 소송에 앞서 지적재산권의 침해 행위를 유진테크에게 알리고,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아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히며 이번 제소와 관련해 고객사의 제품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코쿠사이 엘렉트릭은 “기술혁신을 통한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의 치열한 기술개발 노력의 결과물인 지적재산권이 반드시 보호되고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은 전세계 모든 국가와 산업계가 동의하는 원칙”이라며, “코쿠사이 엘렉트릭 그룹은 앞으로 이러한 원칙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엘렉트릭코리아는 국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피소를 당한 유진테크 또한 동일한 배치식 증착 장치 시장에서 동일한 고객사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진테크는 2010년대 후반부터 배치 증착 장비 국산화에 나서며 특허청의 ‘특허 기반 연구개발 사업’을 지원 받아 미국 등 경쟁사 기술 분석을 통해 R&D 초기 단계에서 특허 회피 설계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관련 장비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유진테크의 피소 소식이 전해지자 같은날 유진테크의 주가가 마이너스 15%를 기록하는 등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한편 주식회사 코쿠사이 엘렉트릭은 2023년 10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일본의 반도체 장비 제조기업으로, 1993년에 한국생산법인인 국제엘렉트릭코리아를 설립한 이후, 30여년간 한국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제엘렉트릭코리아는 한국의 충청남도 천안에 본사와 생산기지를 두고, 평택, 이천 등에 고객지원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약 4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매출액은 약 4,000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평택 진위산업단지에 대규모 투자를 통한 개발, 평가시설을 설치해 국내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