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기를 이용해 필터 없이 초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돼 지하철 역사 500개 기준 연간 최대 18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지하철 역사 500개 최대 180억 비용 저감
정전기를 이용해 필터 없이 초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돼 지하철 역사 500개 기준 연간 최대 18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상진)은 정전기력으로 초미세먼지를 모아 바람을 통해 세정할 수 있는 무필터 공기청정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대면적 실내 공간인 지하철 역사 내 실증도 대전교통공사 유성온천역에서 진행 중이다. 서대전네거리역, 오룡역, 중구청역 등으로 이어지는 터널에도 실증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대전역 지하철역에 4월 초부터 ‘초미세먼지 Zero 리빙랩’이 설치,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대전 지하철 이용객이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최초의 출연연 리빙랩 운영 사례다.
기계연 친환경에너지변환연구부 지속가능환경연구실 김학준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무필터 방식 초미세먼지 저감장치 개발을 위해 극세사 방전극과 비금속 탄소판을 이용해 저배압 모듈을 만들었다. 이 모듈에 수 와트 수준의 낮은 전류를 흘려보내면 지하철 역사 내부로 퍼져 부유해 있는 초미세먼지를 만나 정전기를 띠게 만드는 공기 이온을 발생시킨다.
이렇게 발생한 이온이 붙어 있는 초미세먼지는 공조기와 공기청정기로 흡입돼 정전기를 끌어당기는 집진부에 포집된다. 포집이 누적돼 정화 능력이 떨어지면 집진부 앞에 강한 바람을 일으켜 초미세먼지를 집진부에서 분리하고, 동시에 뒷면에서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흡입해 물을 이용하지 않고 건식으로 세정한다.
연구팀은 현재 이 기술을 통해 유입되는 공기 중 초미세먼지의 농도를 초기 최대 9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 외부에 지속 노출되는 승강장과 대합실에서는 외부 초미세먼지 농도 대비 각각 75%, 40%의 저감효과도 확인했다.
지금까지 보편적으로 사용된 필터 방식의 공기청정 기술은 필터에 먼지가 쌓이면 바람을 막아 압력 손실이 크고, 이에 따라 전기소모량이 많았다. 또한, 필터를 자주 교체해 연간 최소 수십억 원의 교체비용이 발생했다.
기존 정전기 집진방식을 이용한 공기청정기는 이온을 만들면서 많은 오존을 발생시키고, 세정시 집진부를 물로 씻어야하기 때문에 말리는데 최소 1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겨울철 세정수 배관의 동파 및 세정 후 폐수 발생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번에 기계연이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이온 발생시 오존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집진부 세정시 물 대신 바람을 사용해 2차 오염 발생 가능성이 없고 전력 사용도 80%를 절감할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지하철 역사 500개에 적용하면 연간 유지보수비 20∼30억원, 팬 교체비용 150억원의 저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초미세먼지 저감 기술 전문 기업에 기술 이전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계연 김학준 책임연구원은 “정전기를 이용한 초미세먼지 저감기술은 바람을 막지 않아 지하철 역사와 같은 대면적 공간에 많은 양의 청정공기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라며 “무필터 정전기 초미세먼지 저감 기술로 기존 정전기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하철 역사뿐만 아니라 학교, 사무실, 건물 등 다양한 공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진 기계연 원장은 “출연연이 개발한 기술을 대전 지역사회와 연계해 주민들이 기술의 효과를 상시 체험할 수 있는 사례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전 국민의 안전과 복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기계연 기본사업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대응 미래발전/동력시스템 초청정 기계기술 개발’ 과제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저비용 환경친화적 Passive 방식 지하철 초미세먼지 저감 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