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피부처럼 스스로 회복되고 늘어나면서도 초고효율 열전성능을 지닌 소재가 개발됐다. 배터리 걱정 없이 인체의 ‘열’만으로 충전이 가능해, 착용 기술(Wearable technology)의 상용화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된 이온성 고분자 열전소재의 자가 치유 능력과 신축성(개발된 열전소재는 원래 길이의 10배 이상 늘일 수 있고 자가 치유 능력이 있어 상처를 스스로 치유함. 또한 반복된 절단과 치유과정에도 우수한 전기적 성능을 유지했다.)
UNIST·국민대 공동 연구팀, 열전소재 전기적 성능 분석·최적화
사람의 피부처럼 스스로 회복되고 늘어나면서도 초고효율 열전성능을 지닌 소재가 개발됐다. 배터리 걱정 없이 인체의 ‘열’만으로 충전이 가능해, 착용 기술(Wearable technology)의 상용화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성연 교수팀은 국민대학교(총장 임홍재) 응용화학부 전주원 교수팀과 공동으로 기계적·전기적 오류와 문제에 대한 자가 치유 능력을 지닌 ‘고성능 이온성 고분자 열전소재’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열전소재는 열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친환경에너지 소재다. 연구팀은 열전소재 분자 간의 강한 인력을 통해 찢어지거나 잘려도 이를 복구시킴으로써 기계적 성질과 전기적 성능을 유지하는 ‘자가치유성 열전소재’를 활용했다.
또한 기존 연구에서 다루지 못했던 이온성 열전소재의 열전기적 성능을 결정하는 변수들을 정밀 분석하고 최적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초고효율 열전 변환 성능과 우수한 기계적 성질 및 자가 치유 능력을 갖춘 소재를 개발했다.
블루투스 이어폰, 스마트 워치와 같이 인체에 착용하는 전자기기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대부분 전자기기는 액체 전해질이 적용된 리튬 이온 전지를 사용하는데, 이러한 액체가 포함된 전지는 누액 등의 이유로 기기 설계가 제한되고, 외부 전원을 통한 충전에 의존해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반해 이온성 고분자 열전소재는 소재 특유의 유연성과 주변의 열에너지로 자가발전이 가능해 차세대 독립전원으로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반면에 열전소재는 기존의 리튬 이온 전지와 비교해 열에너지의 변환 성능이 낮아 상용화를 위해선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아직까지 성능 개선을 위한 체계적인 과학적 분석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소재 내부의 이온 열전효과를 열역학적으로 분석해 열에너지 변환 성능을 최적화했다. 이렇게 개발된 소재의 이온 열전 성능지수는 12.3으로 이전 최고기록보다 70% 이상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자가 치유 능력과 함께 물리적 성질도 우수해 원래 길이의 10배 이상까지 늘일 수 있고 50회 이상 반복된 내구성 실험에서도 성능 손실 없이 기계적·전기적 특성을 유지했다.
제1 저자인 김동후 에너지화학공학과 연구원은 “소재 내부에서 열확산 되는 이온이 가진 에너지 변화를 극대화해 최고성능을 경신할 수 있었다”며 “자가 치유성과 신축성이 우수해 향후 착용하는 전자기기를 위한 자가발전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소재를 이용해 이온 열전 슈퍼커패시터(축전기) 소자를 제조하고 여러 소자들을 직렬 연결해 출력을 증폭시킨 모듈까지 제조했다. 제작된 모듈은 매우 높은 전압 출력(0.37V/K)을 보여 개발된 열전소재가 실생활 속 여러 전자기기를 작동시키는 데 충분한 전압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는 체온이 실온과 10도의 온도 차이만 낼 수 있다면 기존 리튬이온 전지와 유사한 전압 출력(약 3.7V)을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장성연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계적, 전기적 특성을 고려한 소재의 설계부터 모듈을 통한 상용화 실증까지 필요한 모든 과정을 제시했다”며 “향후 이온성 열전소재를 개발하는 많은 연구자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중요한 연구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6월5일자로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