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차승일 박사팀이 도시에서의 전기 자급자족을 실현할 수 있는 ‘신개념 태양광 모듈 기술’을 개발했다.
▲KERI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차승일, 윤민주 연구팀이 화재에 강한 ‘도심형 고효율 유연 태양광 모듈’을 개발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정적 출력 유지·안전·유연성 갖춰 도시 적합
직·병렬 혼합구조 음영 있어도 높은 출력 가능
강화유리와 플라스틱이 필요 없어 유연한 구조물 형태로 변형이 가능한 신개념 태양광 모듈이 등장해 설치 환경에 제약이 많은 도시에서 태양광 발전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차승일 박사팀이 도시에서의 전기 자급자족을 실현할 수 있는 ‘신개념 태양광 모듈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40년 이상 이어져 온 태양광 모듈의 소재부터 구조까지 모든 것을 바꿨다. 기존 태양광 모듈은 태양전지를 보호하기 위해 비싼 강화 유리와 플라스틱으로 감싸는 적층 구조 형태였다.
반면에 차승일 박사팀은 유리 없이 실리콘으로 태양전지를 하나하나 밀봉한 뒤, 이들을 서로 연결해 유연한 구조물이 되게 만들었다.
모듈의 전기적 연결 형태도 기존 직렬 연결이 아닌, 설치 환경에 따라 직렬과 병렬(몇 갈래의 길로 나누는 구조)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수십년 간 고집되던 태양광 모듈 제조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생각이었고, KERI가 수년간의 연구 끝에 얻어낸 세계최초의 결과다.
이러한 신개념 태양광 모듈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출력 유지 및 안전성, 유연성이다.
KERI 모듈은 기존 가연성의 플라스틱을 난연 소재로 대체하여 전기 절연성과 내구성이 높다.
또한 직·병렬 혼합 구조는 태양광 모듈에 그늘(부분 음영) 문제가 생기더라도 높은 출력을 유지해주고, 핫스팟 생성도 막아준다.
유연함은 종이접기처럼 가능한 수준으로 도심 건물은 물론, 벤치와 차광막 등 다양한 곳에 부착하여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연구팀은 디자인적으로도 거리의 보도블록이나 욕실의 타일 구조와 유사한 테셀레이션(모자이크) 구조를 적용해 도시 환경에서의 활용성과 적용성도 높였다.
KERI는 태양광 모듈에 일명 ‘해바라기형’ 신기술을 도입해 효율성도 높였다. 태양전지에 형상기억합금을 부착해 모듈이 태양 위치를 스스로 따라가며 모양을 최적으로 바꾸면서 전기를 생산한다(Self-tracking).
이를 통해 기존 편평한 태양광 모듈 대비 하루 전력 생산량을 60% 이상 높일 수 있었다. 태양광 모듈에 별도의 시스템을 추가하지 않고, 일체형으로 태양 추적 방식을 구현한 건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차승일 박사는 “우리의 기술로 도심 곳곳에서도 무한한 친환경 자원인 태양 에너지를 통해 직접 전기를 자급자족하는 일상이 펼쳐질 것”이라며 “국가적 이슈인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안보 강화에 크게 기여할 성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KERI의 연구 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영국 왕립화학회(RSC)가 발간하는 에너지 분야 과학저널인 '지속가능 에너지와 연료(Sustainable Energy & Fuels)’ 표지논문을 비롯한 총 5개 논문에 게재됐다. KERI는 미래 모빌리티인 무인 수송기(드론)에도 가볍고 효율적인 태양광 모듈을 적용하는 등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태양광 발전의 활용 범위를 넓혀간다는 목표다.
한편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