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상반기에 스마트홈 등 IoT 융합 5대 분야에 3년간 989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2020년 IoT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용하는 ‘초연결 디지털 혁명 선도 국가’를 목표로 국내 시장 규모를 2조 3천억원에서 30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이면 260억 개의 디바이스가 ‘연결’(가트너 발표)되는 커넥티드 시대가 온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진짜 ‘창조 경제’가 아닐 수 없다.
이를 테면, 사물인터넷(IoT)과 비즈니스의 관계가 그런 식이다. 주식한다는 이야기는 많은데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요새 어딜 가나 IoT, IoT 하는데 IoT로 돈 좀 벌었다는 사람은 못 들어 봤다. 개그 프로의 유행어 말마따나 ‘기묘한 이야기’가 따로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기묘한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인가.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사물인터넷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상반기에 스마트홈 등 IoT 융합 5대 분야에 3년간 989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2020년 IoT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용하는 ‘초연결 디지털 혁명 선도 국가’를 목표로 국내 시장 규모를 2조 3천 억 원에서 30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이면 260억 개의 디바이스가 ‘연결’(가트너 발표)되는 커넥티드 시대가 온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진짜 ‘창조 경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쯤 되어서 한번 자문해 볼 문제이다. 사물인터넷을 해서 돈 좀 버셨냐고. 우리는 지금 사물인터넷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냐고. 대답을 바로 못한다면 어쩌면 질문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 그럼 질문을 바꿔보자. 당신이 알고 있는 사물인터넷의 개념이 혹시 틀린 게 아니냐고. IoT 를 단순한 상품 판매로 바라본 게 아니냐고.
일례로 최근, 광고에 자주 등장하기 시작한 IoT를 보자. IoT 기술을 이용하면 가스 불을 켜고 나왔는지, 도둑이 창문을 열고 들어왔는지 바로 알려준단다.
그래서, 어쩌란 말이지?
가스 불을 켜고 나온 것을 알았다고 치자, 도독이 들어왔다는 것을 알았다 치자. 자 그럼 이제 어떡해야 하는가. 전화를 해서 집으로 소방차를 보내고, 경찰차를 보내면 되는 것인가. 소방차와 경찰차가 도착할 때까지 불이 번지지 않고, 도둑이 기다려 준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가.
우리가 간과한 것이 있다. 가스 감지기나 가정용 CCTV는 ‘커넥티드 디바이스’일 뿐이지, ‘IoT’ 그 자체는 아니라는 점이다. 정확히 말해서 IoT 기술은 “디바이스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가공해서 의미있는 것으로 실제적인 반향”을 일으켜야 한다. 중요한 것은 사물인터넷 디바이스보다
‘공급자에게는 돈을, 이용자에게는 분명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부산대 김학용 교수는 한 세미나에서 ‘이 단순한 원리가 성립되지 않아 IoT 비즈니스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IFA 2015에서 IoT 중심의 전략 제품을 소개했다.
IoT는 비즈니스 용어다. 지금 IoT 기술로 거론되는 기술은 일찍부터 개발되어 사용된 테크놀로지다. IoT라고 뭐 특별난 기술이 갑자기 툭 튀어 나온 것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IoT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하여 공급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시장 진입장벽이 낮다고 소비자가 원하지도 않은 제품을 만들어놓고 비즈니스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 게 아닐까.
김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사물인터넷에 대한 ‘정의’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ITU-T에서 정의한 IoT는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한 커넥티드 디바이스를 가지고 첨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그는 진짜 IoT의 목적인 ‘첨단 서비스’를 이해하지 못하고 ‘커넥티드 디바이스’라는 수단을 IoT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디바이스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프로비스(Provice)를 소개했다. 콘텐츠 서비스 연계를 통한 프로비스도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물론, 그의 주장이 처음 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IoT의 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은 매우 유용하다. IoT라는 거대한 트렌드에 휩쓸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정말 ‘IoT스러운’ 비즈니스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운 이때에 말이다. 다행스러운 일은 최근 보일러 검침이라든지, 지능형 빌딩 시스템, 스마트 물류, 스마트 팩토리 분야 등에서 IoT 비즈니스가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컨수머 분야보다는 엔터프라이즈에서 수익이 나고 있지만, 지금처럼 단순히 통신회선을 팔기 위한 정부 과제성 IoT 사업은 안 될 것이다. 플랫폼 중심으로 IoT 시장을 넓히고 있는 해외 기업을 따라가긴 위해선 지금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IoT로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는 바꿔 말하면 IoT로 돈을 벌려고 무작정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진정 필요로하는 IoT가 무엇인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좀더 큰 그림을 그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IoT의 정의를 다시 되짚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족이지만, 본사가 내달 25일에 진행하는 센서 IoT 비즈니스 사업화 전망 세미나는 센서를 이용한, 센서를 기반으로 한 IoT 플랫폼을 가지고 향후에 어떤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