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CES 2023에서 양산에 임박한 신차와 신기술을 소개하며 모빌리티 분야의 가까운 미래를 그렸다.
‘사용자 경험’ 강조…車, 단순 이동수단 넘어
AI·디스플레이·DMS 등 상용화 직전 기술 多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CES 2023에서 양산에 임박한 신차와 신기술을 소개하며 모빌리티 분야의 가까운 미래를 그렸다.
라스베이거스 시간 1월 5일부터 8일까지 열린 CES 2023에서는 현대자동차를 제외한 메르세데스-벤츠, BMW, 스텔란티스 등 많은 완성차 제조사들이 ‘사용자 경험’을 앞세운 각자의 혁신 기술과 비전을 발표했다.
대부분 기업들이 발표한 기술은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이번 CES 2023에 나온 기술들은 2026년 이내에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및 적용되고 있다.
▲폭스바겐이 CES 2023에서 공개한 ID.7 차량(사진출처: 폭스바겐)
폭스바겐은 내년에 출시 예정인 ID.7을 선보였다.
ID.7은 폭스바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MEB(Modular E-Antriebs Bauskasten, Modular Electric Drive Matrix)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최대 700km 주행이 가능하다.
CES에서는 전기로 작동하는 디지털 위장막으로 차체를 감싼 모습이 인상적이었으며 소리에 따라 내뿜는 빛이 달라지는 시스템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었던 폭스바겐의 혁신 기술은 공조 시스템이다.
▲폭스바겐 ID.7 차량 내부(사진출처: 폭스바겐)
스마트키를 인식해 탑승 전에 미리 외부 온도를 파악하고 에어컨 혹은 히터를 작동시키며, 손이 시렵다고 말하면 핸들 열선이 작동되며 손 방향으로 히터가 켜진다.
햇빛이 잘 드는 쪽은 더 시원하게, 덜 드는 쪽은 상대적으로 약하게 작동하는 개별 시스템을 갖춰 사용자 경험을 강조한 폭스바겐의 비전을 엿볼 수 있다.
폭스바겐 측은 “ID.7 모델은 MEB 플랫폼이 적용된 두 번째 모델”이라며 “2023년부터 양산이 시작되며 중국, 유럽, 북미에서부터 런칭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의 VISION EQXX(사진출처: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는 CES 2023에서 전기차 VISION EQXX를 앞장 세웠다.
VISION EQXX는 100km를 주행하는데 8.3kW만을 소비하며 1회 충전으로 1,200km를 달릴 수 있는 효율을 자랑한다.
벤츠는 북미 시장에 대한 투자와 공략도 본격화한다.
마르크스 쉐퍼 벤츠 CTO는 2023년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과 중국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하며 북미에 2027년까지 400개소 2,500개의 충전기를 대륙 전역에 설치할 것을 선언했다.
또한, 북미에서는 2023년부터 벤츠의 자동 차선 변경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으며, 네바다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시속 60km로 SAE 표준 기준 레벨3 조건부 자율주행을 할 수 있다.
벤츠는 Dolby Atmos, 애플 뮤직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차량 내부에서의 경험도 끌어올렸으며 ZYNC와의 파트너십으로 북미에서 벤츠 차량에 최적화된 인포테인먼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RAM의 RAM 1500 Revolution(사진출처: RAM)
스텔란티스는 RAM의 전기 픽업트럭 콘셉트카와 푸조의 콘셉트카 등을 전시했다.
RAM의 전기 픽업트럭 콘셉트카인 ‘RAM 1500 Revolution’은 배터리 용량 100kWh로 1회 충전에 800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 모델은 스텔란티스의 STLA Frame EV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지능형 안전시스템과 작지만 강한 전기 모터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외부에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 실내에는 28인치 듀얼 풀 터치 스크린과, 백미러에는 360도 시야를 제공하는 스마트 백업 카메라도 탑재되었다.
▲린다 잭슨 푸조 CEO가 발표하고 있다.(사진: CES 유튜브 캡처)
푸조는 최신 혁신 기술이 접목된 푸조의 하이퍼스퀘어(Hypersquare)가 장착된 콘셉트카 인셉션(Inception)을 공개했다.
하이퍼스퀘어는 2026년형 스티어링 기술로 터치와 목소리만으로 운전자의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린다 잭슨 푸조 CEO는 기조연설에서 “하이퍼스퀘어는 다음 세대의 사용자 경험을 가져다줄 기술”이라 칭했다.
▲푸조 하이퍼스퀘어 및 인셉션 차량 내부(그림출처: 푸조)
이어 그는 “자동차는 단순히 A부터 B로 이동하는 수단로 만남, 창조, 휴식의 공간“이라며 “원한다면 운전도 하는 것”이라고 사용자 경험을 강조했다.
이에 맞게 인셉션의 자율주행 모드가 설정되면 하이퍼스퀘어가 속으로 들어가고 그 자리를 디스플레이가 대신해 작업, 휴식을 할 수 있다.
인셉션은 차세대 UX ‘푸조 I-Cockpit’이 적용되어 스티어링 휠을 포함해 HUD, 스크린 또한 업그레이드되어 운전할 때의 즐거움과 탑승 시에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친환경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린다 잭슨 CEO는 2030년까지 탄소발자국을 50% 이상 감소시키고, 2038년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전했다.
스웨덴의 폴스타는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선보이며 안전에 대한 자동차 기본을 강조했다.
▲폴스타3 내부(그림 출처: 폴스타)
같은 국가 AI 기업 ‘스마트 아이(Smart Eye)의 기술이 폴스타 차량에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을 담당한다.
폴스타3 차량 안에 두 대의 카메라가 설치되고, 소프트웨어가 운전자 머리나 눈썹 동작을 판단해 졸음운전이 감지되면 경고음을 보내며 심할 경우 비상 정지까지 작동시킨다.
이외에도 아우디는 차량 내에서 VR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VR 인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전시했고, 소니 혼다 모빌리티는 레벨3급 자율주행 시스템과 함께 2025년 출시 예정인 플레이스테이션5가 탑재된 전기차 Afeela를 선보였다.
BMW도 2025년형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BMW는 사람과 자동차 사이의 깊은 유대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한 Dee를 소개했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자동차 디지털 리더십은 '사용자 경험'에서 나오며 도로에서 차와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BMW에 대한 기사는 “BMW, 기분·날씨 따라 색상 변경” 기사를 참고하면 된다.
한편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산업동향 Vol.109에서 “많은 기업들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여전히 모빌리티 이슈에 천착하고 있으나 경기 둔화에 맞서 보다 실용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행사 주최 측은 CES가 완성차 기업의 양산 모델 발표회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으나 많은 기업들이 사실상 양산형에 가까운 컨셉카를 공개하며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모습”이라고 현실과 우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