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자율주행 기술의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자율주행 국제 표준, 사이버 보안, 센서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표준, ‘지켜야 하는 것’ 아닌 수익 창출 수단
RSU·전기차 충전기, 사이버 보안 논의 절실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자율주행 기술의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자율주행 국제 표준, 사이버 보안, 센서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김성원 국회의원 주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이 주관한 ‘자율주행 핵심기술 국제선도를 위한 발전방향 정책세미나’가 9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최동근 한국표준협회 표준정책센터장은 ‘자율주행기술 표준화 현황 및 대응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국내외에서 자율주행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차량제어 △인간공학 △협력주행 등 다양한 국제 표준이 개발 중이며 한국은 국제 표준화 프로젝트의 5% 수준인 19건을 주도하고 있다.
독일 96건, 미국 50건, 일본 47건 순으로 국제 표준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중국은 4건으로 우리나라보다 뒤쳐져 있으나 최근 라이다와 같은 자율주행 핵심부품에 대한 표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 센터장은 자율주행에서 센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국 기술 중심의 표준화 선점을 견제하고 우리나라 기술 내용이 반영되도록 추진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 발표 후 이어진 토론에서 최종찬 국가기술표준원 자율주행차 국가표준 코디네이터는 표준이 정착되어 갈 때 누가 이득을 보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ISO/TC 22와 204는 기존 자동차와 관련된 표준을 논하던 위원회였지만 서서히 자율주행과 관련된 많은 이슈들이 논의가 되면서 국내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국내 표준을 제안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 표준과 관련해서는 자율주행 신산업을 정착시키기 위한 많은 정책들을 추진하고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산업을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사이버보안, 보험 등 어떤 표준이 정립되어야 하는지가 이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이 표준을 정책적, 전략적으로 운용을 해서 국가를 포함해 완성차, IT, 스타트업들도 표준으로 비즈니스를 개척해 나가기 위한 기반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표준 자체를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수동적인 자세보다 능동적으로 바라보고 경쟁력 확보와 함께수익 창출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심상규 아우토크립트 전무는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사들이 UN 규정을 만족했다는 것을 면피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기술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안전과 관련된 보안도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자동차 사이버 보안 현실은 ISO 22434 인증 등을 받기 위한 최소한의 셋으로만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 심 전무의 분석이다.
자동차들은 C-ITS의 경우 RSU(Road Side Unit), 전기차는 충전기로 연결되는 등 무선과 유선으로 연결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데 반해 국내, 해외 모두 도로변에 있는 시설물과 충전기에 대한 사이버 보안 논의가 부족하다.
전기차 충전기와 RSU에 대한 보안성 평가 진단을 했을 때 이미 위험한 사례들이 많다.
만약 충전기가 해킹 당했을 때 우리나라 전체 전력망에 대한 문제와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며, RSU의 경우에는 교통 대란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SDV(Software Defined Vehicle)로 나아가면서 하드웨어 아키텍처와 분리되는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두 분야의 보안 기술은 확연히 다르다.
유럽의 경우 자동차 데이터 보안에 대해 2016년도부터 여러 국가가 모여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으나 우리나라는 자동차 데이터 관점에 대해 진도가 느린 편이라며 심 전무는 보안에 대해 강조했다.
서재형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자율주행PD는 “센서의 고도화가 최근 R&D의 기획 방향에 들어가 있다”며 “센서와 이를 뒷받침하는 반도체가 자율주행 3, 4단계로 확장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키텍처 기반 플랫폼,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모두를 아우르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하며, 우리나라의 약점인 소프트웨어와 같은 공백 기술을 메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허건수 한양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도 “국내, 해외 자율주행 업체들 모두 자율주행 핵심 기업은 센서 기업을 꼽는다”며 “센서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자율주행을 지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준석 국민대학교 전자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머신러닝 기반 확률과 경험으로 판단과 제어를 하는 자율차는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근거로 판단을 한다”며 “유럽 GDPR에서 자율주행 모듈이 들어가 있는 모든 시스템은 적어도 인간의 언어와 논리로 해석, 설명이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는 머신들이 판단하고 제어한 모든 사건과 행위에 대해 인간의 언어로 제공해줄 수 있는 기술과 데이터의 생성 및 관리방안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모든 도로 인프라가 자율차에 적합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문제를 던졌다.
그는 “자율차가 달릴 수 있는 적합한 도로의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자율차와 관련된 로드맵들이 도로 계획, 인프라에 대한 평가 계획, 신·구도시 정비 등 도로 인프라와 관련된 청사진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마쳤다.
서길원 산업부 미래자동차산업과 과장은 “산업부 미래자동차산업과는 자율주행 산업 육성, 미래차 인력 양성 등을 담당하고 있다”며 “2023년 정책목표는 레벨3 양산형 자율주행차 출시, 2024년 레벨4 시범운행, 2025년 자율주행 도로 인프라 완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부, 과기부, 국토부, 경찰청 4개 부처가 합동으로 1조원 이상 투자해 2027년 레벨4+ 자율차 상용화 위해 협업 중이며 산업부는 자율주행 정책 총괄, 국표원은 표준화 작업, 국토부는 교통 인프라, 과기부는 ICT 연계, 경찰청은 도로교통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맡았다.
또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 서비스 제품 등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모여 기술 검증 및 평가를 할 수 있는 대형 테스트베드의 필요를 느끼고 2023년 국정과제로 자율차 상용화 테스트 콤플렉스 예타를 고민하고 있고, 집중 지원하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길원 과장은 “미래 자동차 부품산업의 준비가 절실하다”며 “최근 국회에서 네 차례 발의된 미래차 특별법과 관련해 자동차 부붐산업의 미래차 전환 지원을 위한 생태계 육성 관련 법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