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 대수의 1%를 차지하는 LG U+와 전기차 충전 플랫폼 시장에서 중개건수 기준 약 16%를 차지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시너지가 발휘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현식 LG U+ 대표(왼쪽)와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사진 출처: 카카오모빌리티)
LG U+·카카오모빌리티 각각 낮은 시장점유율·뚜렷한 경쟁자 존재 근거
혁신 서비스 출시 및 가격경쟁 통한 이용자 불편 해소·시장성장 등 기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LG유플러스(이하 LG U+)와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카오모빌리티)의 전기차 충전 관련 사업의 낮은 시장점유율과 티맵 등 뚜렷한 경쟁자 등이 존재한다는 근거 등으로 두 기업의 충전소 운영업 합작 회사 설립을 승인했다.
국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 대수의 1%를 차지하는 LG U+와 전기차 충전 플랫폼 시장에서 중개건수 기준 약 16%를 차지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시너지가 발휘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정위는 LG U+ 및 카카오모빌리티가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CPO, Charge Point Operator, 이하 ‘충전 사업’)을 영위하는 합작회사 설립 건(지난해 7월13일 신고)에 대해 경쟁제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여 지난 29일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LG U+는 충전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로서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하는 ㈜LG에너지솔루션을 계열사로 두고 있으며 현재 자신이 영위하는 충전 사업을 본 건 회사설립을 통해 신설되는 합작회사에게 양도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앱을 통해 전기차 충전, 택시, 주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이고, 카카오와 카카오페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본 건 결합의 경우 신규 회사설립 건임에도 LG U+가 전기차 충전 사업을 이미 영위하고 있고, 카카오모빌리티가 전기차 충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과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에 공정위는 LG U+ 및 카카오모빌리티가 전기차 충전 관련 분야와 택시, 주차 등 모빌리티 인접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가맹 전기택시에게 합작회사 충전소 이용을 강제하거나, 충전 플랫폼ㆍ주차 플랫폼 등을 통해 합작회사를 우대할 가능성 등 충전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을 여러 측면으로 검토하였다.
공정위는 경쟁제한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심사한 결과 세 가지 이유로 경쟁제한 우려는 낮다고 판단했다.
첫째는 낮은 시장 점유율이다.
무엇보다 전기차 충전 관련 시장에서 당사회사의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다.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 시장 현황(그림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충전 시장에서는 합작회사가 신규로 진입하여 점유율이 낮다.
신설될 합작회사는 LG U+의 충전 사업을 이관받아 시장에 진출하는데, 지난해 7월 기준 LG U+의 충전기 설치대수는 2,507기로 시장점유율이 1.1%에 불과하다.
전기차 충전 플랫폼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압도적이지는 않았다.
▲전기차 충전 플랫폼 시장 현황
(그림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카카오모빌리티의 점유율은 2023년 12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기준으로 할 경우 36.22%였으나, 중개건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15.72%로 높지 않다.
둘째는 전기차 충전 관련 시장에 다양한 경쟁사업자들이 존재하여 경쟁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충전 시장의 경우 기업집단 ‘GS’ 및 기업집단 ‘SK’가 각각 1위·4위 사업자에 해당하여 LG U+와의 점유율 격차가 클 뿐만 아니라, 양사 모두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어 아파트 중심의 충전소 공급에 유리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테슬라코리아(유)의 경우에도 직접 충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새로운 전기차 충전 방식을 연구·개발하는 등 전기차 제조사로서 전기차 충전 시장에 대한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하였다.
전기차 충전 플랫폼 시장에도 티맵모빌리티㈜ 등의 유력 경쟁사가 존재한다.
중개건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 간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았다.
또한, 차량 소유비율이 낮은 20~30대에서는 카카오T의 이용빈도가 티맵보다 높은 반면, 차량 소유비율이 높은 40~60대 이상에서는 티맵의 이용빈도가 더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카오너(Car Owner) 서비스 분야에서는 티맵모빌리티㈜가 강력한 경쟁자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았다.
아울러 공정위는 네이버㈜ 역시 네이버 지도를 통해 충전소 검색 및 길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향후 전기차 충전 플랫폼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충전소 예약 및 충전실패·출차 알림 서비스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은 상황이며, 이와 같은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도 네이버㈜가 경쟁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셋째는 혁신 경쟁 촉진 가능성이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을 통해 당사회사가 충전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혁신 서비스 출시 경쟁 및 가격경쟁을 보다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높은 충전기 보급률에도 불구하고 충전기 고장 및 관리부실 등으로 이용자들이 많은 불편을 호소하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고, 가격경쟁이 활성화됨에 따라 충전요금이 인하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았다.
한편 LG U+와 카카오모빌리티는 내연기관이 전동화∙디지털화로 급속히 전환되는 가운데, 아직 뚜렷한 시장 선도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은 '춘추전국시대'에 전기차 충전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여 선도적인 입지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으로 지난해 전기차 충전사업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했다.
LG U+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원할 때 바로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는 고객 경험’ 및 ‘안전∙개인화 등 기존에 없는 새로운 가치’ 제공을 목표로 양사의 역량을 결집해 부족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산하여 정부의 2050 탄소중립(net-zero) 달성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양사는 전기차 충전 사업 확대를 목표로 인적 및 기술적 역량을 강화해왔다.
LG U+는 지난해 초 전기차 충전 서비스 '볼트업(VoltUp)'을 출시한 데 이어 LG헬로비전의 전기차 충전 서비스 '헬로플러그인'을 인수하고, 서비스를 일원화해 운영하며 양사의 역량을 합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카카오내비 앱에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간편결제, 충전기 위치 탐색, 충전기 사용 이력 실시간 알림, 충전기 상태 표시 등 스마트 기능을 지속 확충하며 접근성과 편의성을 확대해왔다.
지난해 계약 체결 날 황현식 LG U+ 대표는 “우선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이 가장 시급한 영역으로 꼽히고 있는 공동주택 시장에 집중해 서비스 커버리지를 신속하게 확보하고, 고객경험 혁신을 통해 고객 로열티를 높여 나가겠다”며 “이를 통해 충전 서비스 생태계와 운영 플랫폼을 선도적으로 확보하여 향후 V2G∙V2X*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을 최적화하는 '스마트에너지플랫폼’으로 진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기존 충전기 이용 시 겪을 수밖에 없었던 다양한 문제점을 플랫폼 기술을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축적된 유저 데이터에 기반한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 다가오는 전기차 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사업자로 진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