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신현석 교수팀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IBS 등과의 공동연구로 반도체 소자를 더 미세하게 만들 수 있는 초저유전율 절연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절연체는 다공성 유기규산염으로 유전율이 2.5 수준이다. 이번에 연구팀이 합성한 비정질 질화붕소의 유전율은 1.78로, 기술적 난제로 여겨진 유전율 2.5 이하의 신소재를 발견한 것이다.
반도체 내부 전기 간섭 최소화하는
소재 개발로 집적도 향상 가능해져
반도체 칩 안의 소자를 더 작게 만들 수 있는 소재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신현석 교수팀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의 신현진 전문연구원팀, 기초과학연구원(IBS) 등과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반도체 소자를 더 미세하게 만들 수 있는 ‘초저유전율 절연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유전율이란 외부 전기장에 반응하는 민감도를 의미한다. 유전율이 낮으면 전기적 간섭이 줄어들어 반도체 소자 내 금속 배선의 간격을 줄일 수 있다.
절연체는 전류가 흐르지 않는 물질을 의미한다. 보통 반도체 소자 내 금속 배선에서 전자가 다른 부분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자이동경로 사이에 절연체를 삽입한다.
▲ 실리콘 기판 (노란색) 위에서 붕소 및 질소의 증착으로
3nm a-BN 박막이 형성되는 과정 [그림=과기정통부]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줄이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는 방법의 하나가 절연체의 유전율을 낮추는 것이다. 공동 연구팀은 기존 절연체보다 30% 이상 낮은 유전율을 갖는 ‘비정질 질화붕소(amorphous boron nitride) 소재’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UNIST는 이번 성과가 네이처(Nature, IF 43.070)에 한국시각으로 6월 25일 0시 게재되었다고 밝혔다.
현재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절연체는 다공성 유기규산염(p-SiCOH)으로 유전율이 2.5 수준이다. 이번에 연구팀이 합성한 비정질 질화붕소의 유전율은 1.78로, 기술적 난제로 여겨진 유전율 2.5 이하의 신소재를 발견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론적 계산 및 포항가속기연구소 4D 빔라인을 활용해 비정질 질화붕소의 유전율이 낮은 이유가 원자 배열의 불규칙성 때문이라는 점도 밝혀냈다.
또한, 기존에는 유전율을 낮추기 위해 소재 안에 미세한 공기 구멍을 넣어 강도가 약해지는 문제가 있었으나, 비정질 질화붕소는 물질 자체의 유전율이 낮아 이러한 작업 없이도 높은 기계적 강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 개발된 소재의 데이터와 이미지 [그림=과기정통부]
제1 저자인 홍석모 UNIST 박사과정 연구원은 “낮은 온도에서 육방정계 질화붕소(화이트 그래핀)가 기판에 증착되는지 연구하던 중 비정질 질화붕소의 유전율 특성을 발견했고, 반도체 절연체로써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신현석 UNIST 교수는 “이 물질이 상용화된다면 중국의 반도체 굴기와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반도체 산업에 닥친 위기를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이어갈 수 있는 핵심 소재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유럽연합의 그래핀 연구 프로젝트(Graphene Flagship) 파트너인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매니쉬 초왈라 교수와 스페인 카탈루냐 나노과학기술연구소 스테판 로슈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초연구실, 중견연구(전략) 및 기초과학연구원(IBS), 삼성전자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