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국가경쟁력의 핵심 산업으로 추앙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 추진하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에서 반도체 분야가 치열한 유치 경쟁으로 지자체가 사활을 걸고 있다.
▲경상남도 반도체특화단지 유치전략 포럼에서 유치 희망 플랜카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패널과 관계자들의 모습
경남 수요기반형 시스템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전략
주력 기계공업 쇠퇴 위기, 전력반도체 특화로 대응
반도체가 국가경쟁력의 핵심 산업으로 추앙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 추진하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에서 반도체 분야가 치열한 유치 경쟁으로 지자체가 사활을 걸고 있다.
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경남 수요기반형 시스템반도체 특화단지유치 국회포럼’이 개최했다. 경상남도가 주최한 이번 포럼은 특화단지 유치를 위한 육성방향과 인력양성에 관한 발표가 진행됐다.
지방소멸 시대, 위기극복의 해법으로 내건 반도체 특화단지는 지역 및 기존 주력 산업과의 연계 시너지가 클 것으로 경상남도 관계자들은 기대했다.
경남의 장점은 수요 기반형이란 점을 강조하는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은 “자동차의 전동화, 기계공업에서의 로봇틱스 등 이종 산업 간 융합이 활발한 이때에 경남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조선·기계공업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면 퇴행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민현 인제대학교 총장은 “경남 상위 100대 기업 매출액이 2012년 약 81조원에서 2021년 65조원대까지 떨어져 약 20%의 매출 감소가 발생했다”며 “인제대는 지난 20년간 융합공학과를 만들어 반도체 관련 인력 양성에 힘써왔으나 졸업생 90% 이상이 수도권으로 유출된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지역 내 산업 퇴행 위기와 인재 유출에 대한 우려 속에서 지역 경쟁력과 국가산업 기반 강화를 위해 지역 관계자들은 반도체 특화 단지 유치가 절실한 상황임을 피력하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 차세대 전력반도체, GaN·SiC로 전방산업 지원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맨 오른쪽부터) △전배근 한국반도체협회 정책지원실장
△방욱 한국전기연구원 전력반도체연구단장 △김동순 세종대학교 전자정보통신공학과 교수(좌장) △김정규 경상국립대학교 반도체공학과 교수 △김승철 경남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경남의 반도체 특화단지 청사진의 기반 아이디어는 ‘화합물 전력반도체’에 있다.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평가받는 갈륨 나이트라이드(GaN)와 실리콘 카바이드(SiC) 소재 기반 반도체는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고 연평균성장률이 높은 유망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피니언, 울프스피드 등이 화합물 반도체 글로벌 메이커로서 시장 확장을 도모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서도 관련 기반 육성과 시장 지위 확대에 대한 의지가 이번 경남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전략에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방욱 한국전기연구원 전력반도체연구단장은 경남이 전력반도체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국방·자동차 등의 산업분야에 전력모듈이 상당 수 탑재되는 만큼 경남권에서 전력반도체 생태계 육성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 것이다.
방욱 단장은 전기연구원과 재료연구원의 전력반도체 관련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전력반도체 특화단지에서의 연구개발 및 산업체 기술이전을 통한 차세대 전력반도체 육성 계획을 구상하고 있었다. 특히 재료연의 세라믹 방열기판 기술은 전력모듈에서의 높은 발열 대응에 우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방 단장은 “최근 전력반도체가 태양광 발전과 전기차 모듈 솔루션에 각광받으며 향후 산업용 로봇이나 전기 선박 공급에 수요처 확대가 예상된다”며 “차세대 전력반도체 및 전력 모듈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경남이 적격의 입지를 갖췄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내 화합물 반도체 제조를 담당할 수 있는 파운드리 기업이 많지 않은 만큼 연구개발과 기술 이전 다음 단계인 실제품 생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해 이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한화그룹 필두 총 10개 기업 입주 예정
▲창원에 사업장을 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25년까지 증설 예고를 밝혔다.(이미지: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남은 한화시스템, 대우조선 등 대기업을 필두로 △항공우주 △조선해양플랜트 △기계산업 △자동차부품 등 분야에서 부산·울산권 산업과 연계한 전후방 반도체 수요기업들이 풍부한 입지를 강점으로 내걸고 있다.
경남 반도체 특화단지 입지에는 창원시 성산구 불모산동 일원에 25만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정밀기계가 2025년까지 증설 투자를 계획해 입주 계약서를 제출하는 등 총 10개 기업이 입주 의사를 밝혔다고 경남도는 전했다.
△에이치엘 옵틱스(광학렌즈 분야) △제엠제코(기타 반도체 소자 제조) △큐알티(반도체 테스트·검사)가 신규 입주할 예정이며, △아이스펙(EMI·EMC 필터 제조) △해성디에스(반도체 패키징) △성우테크론(반도체 부품·장비) △성우세미텍(기타 반도체 소자 제조) △성우미크론(반도체 부품)이 2025년까지 증설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남도는 이곳 부지에 첨단특화산업단지와 전기기계융합연구단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인수 산업정책과장은 “경남 창원의 전기연구원을 기점으로 이곳이 연구개발 역량이 집적된 지역으로 본다”며 “더불어 창원 의창구 일원에 100만평의 부지를 확보해 방위·원자력 산업 및 연관 업종을 중심으로 2단계로서 창원국가산단을 꾸리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공모가 지난 27일 마감된 현재 모두 21개 지자체가 유치 신청을 했으며 이 중 15개 지자체가 반도체 업종을 선택했다. 특히 경기도에만 안성, 이천, 평택 등 7개 시가 공모 경쟁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