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P&T 담당 최우진 부사장은 지난 30년간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연구 개발에 매진하며, 최근 HBM으로 대표되는 AI 메모리의 핵심 기술로 부상한 이 분야를 이끌어 가고 있다.
▲SK하이닉스 P&T 담당 최우진 부사장(사진:SK하이닉스)
“패키징·테스트 혁신, 반도체 패권 가르는 핵심 요소”
어드밴스드 패키징 R&D 강화 위한 美 공장 구축 계획
Beyond HBM, 혁신 패키징 기술 확보 목표·현장 집중
SK하이닉스 P&T 담당 최우진 부사장은 지난 30년간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연구 개발에 매진하며, 최근 HBM으로 대표되는 AI 메모리의 핵심 기술로 부상한 이 분야를 이끌어 가고 있다.
이처럼 패키징이 AI 메모리 시장의 판도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기술 환경이 급변한 가운데 지난 연말 P&T(Package & Test) 조직의 수장으로 부임한 최 부사장은 SK하이닉스의 기술 우위를 증명해 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 “도전에 한계 두지 마라”...AI 시장 우위를 지키는 자세
P&T는 반도체 후공정을 맡은 조직으로, 팹(Fab)에서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를 가져와 제품 형태로 패키징(Packaging)하고, 고객 요구에 맞게 동작하는지 테스트(Test)하는 역할을 한다.
그 중에서도 패키징은 칩을 전기적으로 연결하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기존 역할을 넘어, 차별화된 제품 성능을 구현하는 주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TSV, MR-MUF 등 첨단 패키징 기술은 SK하이닉스 HBM에 핵심 기술로 적용되는 등 그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최 부사장은 “P&T 기술 혁신은 반도체 패권 경쟁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며 “고성능 칩 수요가 폭증하는 AI 시대에 우리는 첨단 패키징 기술로 최고 성능의 메모리를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반도체의 위상이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건 ‘거침없는 도전’ 덕분”이라며 “세계 각국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이때, 한계 없는 도전은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최 부사장은 반도체 패권 경쟁의 핵심 축인 AI 메모리를 혁신하기 위해 ‘시그니처 메모리(Signature Memory)’ 개발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AI 시대에 발맞춰 SK하이닉스는 다양한 기능, 크기, 형태, 전력 효율 등 고객이 원하는 성능을 갖춘 ‘시그니처 메모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전략 방향성을 드러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HBM 성능의 키 역할을 하는 TSV, MR-MUF 등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메모리-비메모리 등 이종 간 결합을 도와 새로운 유형의 반도체 개발에 기여하게 될 칩렛, 하이브리드 본딩 등 다양한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가 이를 통해 강력한 기술 우위를 보여줄 것임을 시사했다.
■ 혁신을 이뤄낸 과감한 도전의 연속...글로벌 생산기지 구축
▲SK하이닉스 P&T 담당 최우진 부사장(사진:SK하이닉스)
최 부사장이 도전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가 걸어온 행보에서 찾을 수 있다. 최 부사장은 2020년 HBM3의 열 방출 솔루션 개발에 도전해 성공함으로써 제품 성능 향상에 기여했고, 2023년에는 재료비, 경비 등 원가 절감을 이뤄내 다운턴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탰다.
또한 그는 챗GPT 열풍으로 늘어나는 D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하게 생산 라인을 확보함으로써 회사의 AI 메모리 선도 입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최 부사장은 “지난해 AI 메모리 수요가 갑작스럽게 늘어나면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재빨리 TSV 패키징 라인을 활용해 DDR5 D램 기반의 서버향 3DS 모듈 제품을 추가 투자 없이 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빠른 시간 안에 내린 과감한 결단이 주효했던 사례로, 그는 “주저했다면 결코 이뤄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제 최 부사장의 도전은 해외로도 확장될 예정이다. 지난 4일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어드밴스드 패키징 분야 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패키징 생산시설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 부사장은 이 과정에서 팹 구축 및 운영 전략을 짜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앞으로 미국 패키징 공장은 본사에서 전공정을 마친 HBM 웨이퍼를 가져와 완제품을 생산하고, 글로벌 기업과 활발한 개발 협력을 이어가는 공간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그는 “현재 팹 설계와 양산 시스템을 구체화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R&D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에 있으며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 회사의 AI 메모리 기술 및 비즈니스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Beyond HBM 향한 데이터 중심의 혁신, 구성원 성장에 초점
최 부사장은 P&T의 주요 임무로 수익성 극대화, 그리고 ‘Beyond HBM’을 언급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생산 역량을 강화해 HBM 수요에 대응하고, 글로벌 기지를 잘 활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며, “장기적으로는 지금 HBM의 핵심인 MR-MUF처럼 혁신적인 패키징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최 부사장은 “데이터에서 답을 찾으라”고 강조한다. 그가 수십 년간 패키지 분야에 몸담으며 지켜온 철학이자 혁신의 노하우다.
그는 “‘현장 속에 답이 있다’는 어느 드라마 속 명언처럼, P&T 공정 현장에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하면 수율을 높일 수 있고, 신제품 개발에 힌트를 얻을 수도 있기에 데이터가 성장의 지름길을 안내해 준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 부사장은 구성원 성장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패키징 기술의 위상을 높인 주역은 다름 아닌 구성원들”이라며 “HBM의 열 방출 이슈를 패키징 단계에서 해결하는 등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건 모두 구성원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성장 기반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그는 “우리 회사는 국내외 대학 및 연구소와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해 P&T 구성원들이 다양한 글로벌 경험을 쌓고 R&D 역량을 더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라며 “이를 통해 구성원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P&T를 만들어가겠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