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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기고] 마우저, “‘초소형 프라즈모닉 변조기’ 광통신 한계 돌파”

기사입력2025.10.16 16:18


▲출처: 마우저 제공, KanStockPng/stock.adobe.com; generated with AI

 
크기·속도·전력효율·통합성 동시 해결, 테라헤르츠 대역폭 동작
데이터센터·6G 통신·센싱·의료 영상·보안 등 다양한 분야 응용

설계 엔지니어들은 차세대 광학 시스템을 개발할 때 속도, 크기, 전력, 통합성 간의 균형 문제에 끊임없이 직면한다.

특히 데이터센터 상호 연결, 광 트랜시버, 6G 무선, 첨단 센싱과 같은 분야에서 이러한 절충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절충은 엔지니어들이 더 빠르고, 더 작고, 더 효율적인 부품을 구현하려 할수록 발생한다.

예를 들어, 더 빠른 변조기는 일반적으로 더 높은 전압을 필요로 하며, 이는 전력 소모와 발열을 증가시킨다.

변조기는 고속 전기 데이터 신호를 광 신호에 맵핑하는 장치로, 전기 신호를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전송할 수 있는 광 영역으로 변환하는 데 필수적이다.

변조기와 같은 소형 부품은 신호 무결성 문제를 유발하거나 복잡한 제조 공정을 필요로 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포토닉 기술을 CMOS(상보성 금속 산화막 반도체) 호환 플랫폼에 통합하려면 시스템 설계 전반의 큰 변화가 요구된다.

그러나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 연구팀의 최근 연구는 이러한 기존의 가정을 뒤흔들고 있다.

이 대학의 연구진은 실리콘 기반 대체 기술보다 훨씬 작으면서도 대역폭을 10배 확장하고, 전력 소모는 줄이며, 기존의 표준 CMOS 공정과 통합할 수 있는 플라즈모닉 변조기를 개발했다.

이 혁신적인 변조기는 테라헤르츠(㎔) 주파수 대역에서 동작하면서도 단 몇 제곱마이크로미터(㎛²) 수준의 극히 작은 면적만을 차지한다.
 
▲그림 1 : 금색으로 표시된 변조기는 전기파에서 광파로 정보를 전달한다(출처: 크리스티안 하프너, Nature Photonics 2015).


ETH 취리히 정보기술 및 전기공학부를 이끄는 유르그 로이트홀트(Juerg Leuthold) 교수는 “현재 실리콘 기반 최첨단 변조기는 수 제곱밀리미터(㎟)의 면적을 차지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변조기는 수 제곱마이크로미터(㎛²) 수준에 불과하다. 즉, 최소 1,000배 이상의 면적 감소를 달성한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크기 감소뿐만 아니라 성능 향상도 두드러진다.

대부분의 상용 광 변조기는 약 100㎓ 수준에서 한계를 보이지만, ETH 팀의 설계는 1,000㎓(1테라헤르츠)까지 동작할 수 있는 성능을 입증했다.

ETH 연구팀은 이번 변조기가 10㎒에서 1.14㎔에 이르는 매우 넓은 동작 범위를 갖는다는 점도 입증했다.

이는 어떤 변조기에서도 보기 드문 성과로, 이러한 광대역 주파수 커버리지는 단일 부품이 통신 및 센싱 플랫폼 전반에서 여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시스템 설계가 단순해지고, 여러 특수 부품을 사용할 필요가 줄어든다.

이 장치는 효율 면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약 4V가 필요한 기존 변조기와 달리, 이번 장치는 약 2V 피크 투 피크 전압에서 구동되며, 전력은 전압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로이트홀트 교수는 “이제 우리는 모든 시스템에 통합될 수 있는 기술을 갖게 되었다”고 말하며 “이 기술을 통해 포토닉스 산업의 네 가지 주요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번 신형 장치는 ‘플라즈모닉스(plasmonics)’라 불리는 기술에 기반한다.

이는 금과 같은 금속을 이용해 나노 규모에서 빛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금은 대규모 생산에 사용되는 산업 표준 소재는 아니지만 실험실에서는 매우 안정적인 테스트 재료로 활용되었다.

전통적인 실리콘 포토닉스가 광파를 도파로를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라면, 플라즈모닉 변조기는 도체와 유전체의 경계면을 따라 이동하는 전자기파인 표면 플라즈몬 폴라리톤(SPP, Surface Plasmon Polariton)을 제어한다.

이러한 파동은 극도로 작은 영역에서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며, 훨씬 작은 면적에서도 빠른 신호 변조를 실현한다.

물론 플라즈모닉스에는 광손실과 같은 기술적 난제가 존재하지만, ETH 취리히 연구팀의 설계는 전파 경로를 최소화하고 금의 높은 전도성을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손실 문제를 상당 부분 극복했다.

플라즈모닉 변조기의 가장 매력적인 특징 중 하나는 주파수 전 대역에서 일정한 평탄 응답(frequency response)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변조기는 대역폭이 커질수록 이득이 감소(gain roll-off)하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이를 보정하기 위해 이퀄라이저 필터, 디지털 신호 처리(DSP) 연산, 또는 링크 예산 재설계가 필요하다.

로이트홀트 교수는 “디지털 신호 처리나 광통신에서는 일반적으로 고주파수에서 응답이 떨어지는 문제를 이퀄라이저로 보정하기 위해 추가적인 계산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 장치는 그런 계산이 필요하지 않다. 신호 처리가 훨씬 간단해지고,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주파수 영역에서 실험이 가능해진다. 이 장치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설계 엔지니어들에게 이러한 평탄 주파수 응답은 시스템 복잡도와 전력 예산, 부품 비용(BOM)을 모두 줄여줄 수 있다. 또한 트랜시버 레벨에서 임피던스 정합과 신호 충실도를 크게 향상시킨다.

이 플라즈모닉 변조기는 단순히 뛰어난 독립 성능만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다.

CMOS 공정과의 호환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 기존 실리콘 아키텍처에 최소한의 공정 변경만으로 통합할 수 있다.

이는 주류 광 트랜시버 생산 라인에도 손쉽게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실제로 로이트홀트 교수의 박사과정 제자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폴라리톤 테크놀로지스(Polariton Technologies AG)는 이미 이 변조기의 상용 버전을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연구실 단계에서는 시제품 제작의 용이성을 위해 금을 사용했지만, 로이트홀트 교수는 상용화 단계에서는 비용과 호환성 측면에서 구리나 알루미늄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TH 취리히의 이번 변조기는 데이터센터를 넘어선 새로운 응용 가능성을 열고 있다.

이 변조기는 광 트랜시버뿐 아니라 분광학, 의료 영상, 공항 보안 시스템 등에서도 유망한 선택지로 평가된다.

이러한 분야는 일반적으로 고주파 동작, 소형화, 저전력 특성이 필수적이다.

또한 6G 무선통신, 첨단 센싱, 양자 통신과 같은 차세대 영역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로이트홀트 교수는 “응용 분야 중 하나만 예로 들자면, 6G에서는 필연적으로 더 높은 주파수로 이동해야 하며, 센싱 분야에서도 지금까지 접근할 수 없었던 주파수 대역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금의 우수한 열전도성 덕분에, 이 장치는 고주파 스위칭 환경에서도 열을 빠르게 방출하여 안정적이고 신뢰성 높은 성능을 유지한다.

연구팀은 변조기 개발에서 멈추지 않고, 그에 상응하는 고속 광검출기 개발에도 착수했다.

로이트홀트 교수는 “우리는 이미 변조기를 완성했으며, 이제 광검출기까지 구현하려 한다. 트랜시버의 양쪽 끝을 모두 갖춘 완전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저자 소개
니코렛 에미노(Nicolette Emmino)는 ReBoot eMedia의 콘텐츠 전략가이자 공동 리드로, 10여 년 이상의 업계 경험과 콘텐츠 제작에 대한 열정을 결합해 복잡한 기술 개념을 전자산업 종사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로 풀어내고 있다. 그녀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산업 트렌드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넘어, 그들을 각자의 분야에서 선도적인 존재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