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기계의 ‘세기의 바둑 대결’이 끝난 후 정부는 한동안 수선을 떨었다. 이제서야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알았다는 듯 미래성장동력 서류를 다시 꺼내어 인공지능 관련 기술에 형광색을 그었을 것이다.최근 열린 미래성장동력 지능형 로봇 세미나에도 인공 지능 이야기가 빠지지는 않았다. 로봇은 고성능 센서기술, 구동기술과 함께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이 접목된 인공지능의 가장 대표적인 산업 분야로 인지?판단 등 로봇의 핵심 기능에 있어 지능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기계의 ‘세기의 바둑 대결’이 끝난 후 정부는 한동안 수선을 떨었다. 이제서야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알았다는 듯 미래성장동력 서류를 다시 꺼내어 인공지능 관련 기술에 형광색을 그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산업통상자원부는 바둑 이벤트가 끝나고 나서 인공지능 산학연 전문가를 불러모아 간담회를 가진 일이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세돌-알파고’ 대국으로 부각된 인공지능 발전현황을 점검하고 응용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다른 나라들도 아직은 인공지능의 응용 산업화 초기단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산업계의 인공지능 활용이 촉진되기 위해 필요한 R&D, 인력양성, 인프라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한다. ‘R&D, 인력양성, 인프라’ 마련이라는 문제는 비단 인공지능 분야뿐만 아니라 여느 분야에서도 항상 나오는 단골 주제라는 점에서 간담회가 큰 성과는 없었던 모양이다.
최근 열린 미래성장동력 지능형 로봇 세미나에도 인공 지능 이야기가 빠지지는 않았다. 로봇은 고성능 센서기술, 구동기술과 함께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이 접목된 인공지능의 가장 대표적인 산업 분야로 인지 판단 등 로봇의 핵심 기능에 있어 지능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샤프가 제조한 소셜로봇 로보혼(RoboHon). 로봇 안에 스마트폰 기능을 담아 전화를 거는 것은 물론 춤을 출 수 있고, 빔프로젝터 기능도 있다. 5월에 출시 예정. 고기능의 지능형 로봇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여러 소셜로봇 중 제품화된 케이스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정부 관계자는 로봇 수요창출 및 시장 확대를 통해 2020년 로봇생산 6조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과 로드맵을 ‘재확인’했다. 인공지능 기반 파일롯 제품 개발 및 테스트 지원에 연간 130억 원 수준에서 200억 원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대학의 우수 연구팀을 선발하여 산업화 원천기술 연구개발 자금을 연간 5억 원 규모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그 실효성에는 물음표가 생길 뿐이었다.
이에 앞서 정부는 해마다 2000억 원씩 5년간 1조원의 예산을 투여하고 2조 5000억 원 이상의 민간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지만, 그 이후에 일이 어떻게 진척되고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지능형 로봇 분야에서는 2020년 핵심 서비스 분야로 의료, 안전, 차세대 제조, 인간과 소통하는 HRI 로봇, 국방 로봇 등을 꼽고 있다. 이중 제조로봇 시장이 전체 로봇 시장의 64%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뒤를 이어 전문 서비스(23%)와 개인 서비스(13%) 로봇 시장이 있다.
국민 소득 늘면서 의료, 안전 서비스 로봇 급성장할 것
특히 국민 소득이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넘어가면서 의료, 안전, 국방 등의 로봇 시장이 중요한 분야로 부각이 되며 인간과 소통하는 인공지능 개인 서비스 시장이 넓어질 전망이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는 로봇이라면 제조용 로봇만을 주로 얘기했지만 앞으로는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 로봇 시장 중심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로봇 기술경쟁력에서 4위 수준이며 기술 선도국 대비 기술격차는 평균 1.8년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기술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며 국내 로봇기업의 93.4%가 중소기업으로 전문성 있는 중견 기업이 부족하며 사업 규모 면에서도 영세한 형편이다.
KIST 로봇 미디어 연구소의 여준구 소장은 로봇의 절반은 인공 지능이라고 전제하며, “지난 2001년부터 투자하기 시작한 인공지능 분야는 그 동안 인력 투자에 중점을 두었다. 이제는 남들 따라 하는 연구 개발이 아니라 버틀넥 분야의 원천기술 분야에 투자하는, 좀더 욕심을 부릴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과 대화를 하고 교감하는 감성 중심의 로봇인 소셜 로봇에 대해서도 SK텔레콤의 황은동 부장은 “로봇이 처음엔 하드웨어 중심이다가 스마트폰처럼 나중엔 앱이나 서비스가 좌우할 것”이라며 하드웨어 못지 않게 생태계 조성을 강조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지능형 로봇과 공존하는 생활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스톤 컨설팅 그룹은 “로봇이 글로벌 경제의 경쟁구도를 근본적으로 변혁하게 될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래 전문 및 개인 서비스 분야의 지능형 로봇 시장을 위해 하나하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통합 지능을 구현하는 기술은 다른 나라도 아직 미개척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정부의 역할은 각 인공지능 기술을 가진 기업들 간의 네트워크를 연결해 융합 기술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지 모른다. 이는 적어도 몇 백억, 몇 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무조건 지르고 보자,는 식의 정책보다는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