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가 군사용 레이더와 이동통신 기지국 등에 쓰이는 고출력 전력소자를 개발했다. S대역 200W급 질화갈륨 전력소자는 5G 이동통신 기지국, 중계기, 선박·차량용 레이더, 위성통신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ETRI, S대역 GaN 전력소자 기술 개발
레이더·5G 기지국·위성통신 등에 활용
군사용 레이더 및 이동통신 기지국에 주로 쓰이는 전력소자를 국산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 ETRI가 개발한 S대역 200W급 질화갈륨 전력소자 <사진=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5일, S대역 200W급 질화갈륨(GaN) 전력소자 기술을 개발함에 따라 소자설계부터 공정, 측정, 패키징 모두 국내 기술력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S대역은 4GHz 주파수 대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레이더 장비에 많이 사용되며 민간에서는 5G 이동통신, 와이파이, 블루투스 통신 등에 활용된다.
레이더 장비는 장거리 표적을 탐지하는 핵심기술로 정밀한 탐지 및 추적을 위해 높은 출력을 필요로 한다. 기존 장비에는 전력 제어 부품으로 진공관이 주로 사용돼 왔으나 수명이 짧고 발전기 등 큰 부속장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크다. 뿐만 아니라 실리콘, 탄화규소 등 다른 물질을 활용할 경우 전력 소자가 충분한 출력을 내기도 어렵다.
이에 따라 고출력, 고전압, 고효율을 특성으로 하는 질화갈륨 전력 소자가 차세대 반도체 핵심재료로 각광 받고 있다. 질화갈륨은 갈륨비소(GaAs)보다 10배 이상 높은 전력밀도를 얻을 수 있는 화합물로 고출력 전력증폭기 소자로 적합하다.
하지만 국내에는 관련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곳이 많지 않아 군수, 방산, 민간업계에서는 그간 전량 외산 장비를 수입해 왔지만 최근 일본의 전력반도체 및 집적회로 등에 대한 강력한 수출 규제로 인해 국내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이에 ETRI는 지난 4년 간 글로벌 반도체 회사인 미국 Wolfspeed사 및 Qorvo사, 일본 Sumitomo사 등과 대등한 성능을 지닌 S대역 200W 전력소자 칩 개발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 연구진은 개당 0.78mm x 26mm 크기의 전력소자 칩을 패키징해 성능을 검증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150W급 이상의 높은 시스템 출력을 필요로 하는 레이더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차세대 이동통신 기지국, 중계기, 선박·차량용 레이더, 위성통신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ETRI는 주파수 및 출력 확장과 민수 및 군수 핵심부품 국산화를 위한 연구를 지속하는 한편 전력소자와 주요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인 질화갈륨 기반 집적회로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ETRI 강동민 RF 전력부품 연구실장은 “국내의 우수한 설비와 연구진을 기반으로 고출력 질화갈륨 전력소자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며 “반도체 핵심 부품 국산화와 외산장비 잠식을 막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하는 ‘정부 선도형 핵심기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민간 전문 업체에서 실용화 과정을 거친 후 본격 양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