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가 규모가 작은 보건소, 중소 병원, 요양병원 등에서도 동맥경화, 고지혈증, 심장마비 등 심혈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15분 내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에 ETRI가 개발한 자동 분석 기기는 가정용 전자레인지 크기로, 크고 비싸다는 기존 진단기기의 단점을 해결했다.
중소 병원서도 15분만에 검사, 오차 10% 이하
신호 증폭 및 고밀도 항체 고정화 기술 등 활용
기술 이전 추진 중... ‘24년 전에 상용화 전망
국내 연구진이 규모가 작은 보건소, 중소 병원, 요양병원 등에서도 동맥경화, 고지혈증, 심장마비 등 심혈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15분 내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3일, 심혈관 질환을 간단히 검사하는 바이오마커(biomarker) 자동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바이오마커란 체내 이상 징후를 알아낼 수 있는 물질로 DNA, 단백질 등 지표를 말한다.
▲ 연구진이 개발한 진단기기 [사진=ETRI]
연구진이 개발한 바이오마커 자동 분석 기술은 심혈관 질환 시 해당 단백질의 농도가 높아지는 마커 5종(CRP, D-dimer, cTnI, CK-MB, NT-ProBNP)을 측정하는 기술로 ▲신호 증폭 기술 ▲고밀도 항체 고정화 기술 ▲회전 운동 기반 자동화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의 진단기기는 대형병원용으로 제작되어 부피가 크고 가격이 비싸 보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검사에도 2~3일이 소요되는 등 질병 중증도 판단도 힘들었다. ETRI가 개발한 자동 분석 기기는 가정용 전자레인지 크기(490×650×350mm)로, 기존 진단기기의 단점을 해결했다.
이로써 예비 심혈관 질환자가 대형병원이 아닌 지역병원에서 사전 검사를 쉽고 빠르게 받음으로써 심혈관 질환으로 악화하는 확률을 감소시켜 예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 신호 증폭 기술로 바이오마커 검출 신뢰성 높여
심근경색증, 협심증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은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의 단계를 거쳐 발생하는데 혈액 내 약 30여 가지 마커 중 심혈관 질환 발병 시 증가한다고 알려진 CRP, D-dimer 등 5종 마커를 분석해 예측한다.
예컨대, 혈전이 있는 경우 혈액 내에서 D-dimer 마커가 발견되는데, 혈액 검사 시 해당 농도가 높게 나온다면 심혈관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보는 것이다.
연구진은 마커를 감지하는 기술적 원리로 바이오칩 표면에 고정된 고밀도 항체가 시료(혈장) 내 바이오마커를 잡아 특정 파장의 빛으로 바이오마커를 인지, 검출하는 방식을 들었다.
▲ 신호 증폭 기술 개요 [그림=ETRI]
해당 분석 기술의 핵심인 신호 증폭 기술은 바이오마커의 검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다. 항체가 항원에 반응하면 광신호를 내는데 더 관찰하기 쉽게 신호를 키워주는 기술이다. 고밀도 항체 고정화 기술은 쉽게 관찰하지 못하는 낮은 농도의 단백질 검출도 가능케 해준다.
연구진은 자동 분석 시스템 내 혈액 검사 전처리를 위한 원심분리 기능도 함께 구성했다.
연구진의 모듈을 활용하면 3분 이내에 1mL의 혈액 전처리를 완료해 쉽고 빠르게 바이오마커 측정이 가능하다. 회전 운동 기반 자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시료 및 여러 모듈의 이동 거리를 최소화해 측정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또한,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편차 및 오류를 최소화했다. 동일 샘플 연속 측정 시 측정값의 편차를 뜻하는 재현성(Coeficient of variation; CV)은 3.4%로 측정되었으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한 결과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 과제 종료 후 3년 내로 상용화 가능할 전망
연구진은 내년 임상실험을 통해 자동 분석 기술의 성능을 검증하고 시스템의 구조 설계를 최적화하여 공간적 부담감을 더욱 줄일 계획이다. 또한, 자동 분석 기술에 사용되는 포획 및 검출 항체를 변경하면 심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암, 바이러스, 세균, 식중독 등과 관련된 질환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TRI는 본 기술과 관련, 10여 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 완료하였으며, SPIE 포토닉스 웨스트(Photonics West) 등 다수의 학회에 발표하였다. 또한, 2019년 IoT 국제 전시회에서 기술소개를 하였으며 2020년 센서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전시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기술 상용화를 위해 바이오센서, 의료진단기기 업체 등에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며 상용화는 과제 종료 후 3년 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심혈관 질환을 위한 인공지능 주치의 기술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해당 과제는 2017년 10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