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연 이혁 선임연구원(오른쪽)이 함정 유류화재 초동 진압용 소화체계 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AI 기반 정밀 화재 탐지·강화학습 알고리즘 결합
국내 연구진이 함정 내 유류화재를 자율적으로 탐지하고 정밀하게 진압할 수 있는 차세대 소화체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실제 화재 여부를 판단하고, 해상 환경에서도 정확한 조준이 가능해 함정의 생존성과 전투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 AX융합연구센터 이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민·군 실용화연계사업’의 일환으로 함정 유류화재에 특화된 자율형 초동진압 소화체계를 개발하고, 실제 함정에서의 실선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국방과학연구소 민군협력진흥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충남대학교, ㈜수퍼센츄리, 육군사관학교가 공동 참여했다.
기존 함정용 소화설비는 화재 발생 시 해당 구역 전체에 소화제를 방출하는 방식으로, 허위경보에 따른 피해와 해상 환경에서의 조준 한계가 있었다.
반면에 기계연의 자율형 소화체계는 AI 기반 정밀 화재 탐지와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결합해 파도와 선체 움직임을 실시간 반영하며, 실제 화원에만 집중적으로 소화수를 분사한다.
이 시스템은 화재탐지센서, 소화모니터, 분석 및 제어장치로 구성되며, 98% 이상의 화재감지 정확도와 최대 24m의 분사거리를 자랑한다.
해상상태 3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검증되었으며, LST-II급 강습상륙함 ‘일출봉함’에서의 실선 시험에서도 파고 1m의 조건에서 18m 떨어진 화원에 정확히 조준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실제 함정 환경을 재현한 대규모 육상 모사설비를 구축해 다양한 유류화재 및 비화재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며 AI의 학습과 성능 검증을 진행했다.
개활지 및 차폐 화재 진압 시험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입증해 실전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
이혁 선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은 함정뿐 아니라 탄약고, 군수품창고, 항공기 격납고, 해양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며, 향후 민간 선박과 석유화학시설로 확대해 해상 및 산업현장의 화재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