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장비가 없이도 왜곡된 영상을 복원하는 방법이 개발돼 자율주행용 고품질 영상, 살아있는 동물 내부 관찰 등에 적용이 기대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박정훈 교수팀
UNIST, 왜곡영상 숨은 정보 추출 고해상도 복원
비싼 장비가 없이도 왜곡된 영상을 복원하는 방법이 개발돼 자율주행용 고품질 영상, 살아있는 동물 내부 관찰 등에 적용이 기대된다.
UNIST(총장 이용훈)는 최근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정훈 교수팀이 왜곡된 영상에 숨어있는 정보를 이용해 고해상도 영상을 복원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국제학술지인 ‘레이저 앤 포토닉스 리뷰(Laser & Photonics Reviews)’에 지난 1일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영상 왜곡을 보정하는 ‘적응광학기술’은 이미 천문우주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대기에 의해 일그러진 별빛을 보정해 선명하게 우주를 관측하는 것이다.
반면에 이 기술은 파면측정기나 파면제어기 같은 비싼 전문장비가 필요해 일상에서 영상 왜곡을 극복하는 데 활용하기는 어렵다.
이런 가운데 박정훈 교수팀이 개발한 방법은 고가의 전문장비 없이도 왜곡된 영상을 복원할 수 있다.
우선 왜곡된 영상에서 ‘해상도를 저하하는 성분’과 ‘위치만 변화시키는 성분’을 나눴다. 그런 다음 위치 변화의 효과를 컴퓨터로 제거했다. 영상 하나를 기준으로 위치 성분을 모두 옮겨 제자리에 둔 것이다. 이 상태에서는 해상도를 저하하는 성분만 모아 평균값을 낼 수 있다. 무작위적인 해상도 저하 원인 요소들의 평균을 구해 제거하는 개념으로, 실제 물체의 정보만 추출해 고해상도 영상이 복원된다.
안개나 연기, 아지랑이 등에 의해 가려진 현상은 ‘시간’을 두고 촬영한 동영상을 이용한다. 제1저자인 황병재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사는 “동영상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여러 장의 이미지가 모여서 만들어진다”며 “장면마다 서로 다른 왜곡이 나타났을 뿐 필요한 정보는 숨어있으므로 이를 추출해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된 방법은 생체조직처럼 빛의 산란이 훨씬 심한 물체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이때에는 왜곡의 정도가 심한 점을 역이용해, 이미지 한 장의 ‘공간’을 임의로 쪼개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각 공간을 조각난 채로 들어있는 이미지 정보를 모아서 평균값을 내고, 함수 처리하는 것이다.
박정훈 교수는 “대기나 생체조직에 의한 영상 왜곡은 시간이나 공간에 대해 무작위적으로 변하며, 이런 현상은 우리 일상과 밀접하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궂은 날씨에도 안정적인 자율주행 구현은 물론 원거리 감시, 천문학 등에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더 나아가 살아있는 동물의 내부를 고해상도로 자세히 관찰할 방법을 제시했다”며 “생명현상의 비침습적 관찰을 가능케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림은 실험에 사용된 왜곡 영상 생성 원리 : 연기에 의해 왜곡된 영상(위)은 ‘시간’을 두고 촬영된 영상에 숨은 정보를 이용하고, 물체(USAF Target)가 장애물(Multiple Scattering Medium)에 가려져 산란된 영상(아래)는 ‘공간’에 왜곡돼 숨은 정보를 이용해 복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