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의 힘으로 2개의 프로펠러가 반대로 회전하는 상반회전 프로펠러가 개발돼 기존 기계식 기어 방식 대비 선박과 항공기의 추진효율을 10% 이상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 기반 상반회전 프로펠러’를 개발한 홍도관 박사가 제품 실 장착 후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기계식比 10% 효율 향상, 소음·진동·유지보수 無
자석의 힘으로 2개의 프로펠러가 반대로 회전하는 상반회전 프로펠러가 개발돼 기존 기계식 기어 방식 대비 선박과 항공기의 추진효율을 10% 이상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명성호) 전동력시스템연구센터 홍도관 박사팀은 선박과 항공기의 추진효율을 1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 기반 상반회전 프로펠러’ 기술을 세계최초로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상반회전 프로펠러’는 서로 반대로 회전하는 2개의 프로펠러가 축 방향으로 배치된 것이다. 전방 프로펠러에서 나온 회전 에너지를 후방 프로펠러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회수 및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추진 효율이 높고 에너지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국내외에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에 이러한 상반회전 프로펠러를 돌리기 위해서는 톱니가 맞물려 동력을 전달하는 일명 ‘기계식 기어’가 필요한데, 마찰로 인한 열·소음·진동이 크고, 마모와 냉각을 위한 윤활유 공급 등 정기적인 유지보수도 해야 한다.
이에 KERI 홍도관 박사팀은 자석의 N극과 S극이 서로 밀고 당기는 힘을 활용해 기어 부품들의 접촉 없이 동력을 전달하여 상반회전 프로펠러의 추진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마그네틱 기어가 태생적으로 상반회전이 가능하다는 점에 포인트를 두고, 이를 수중 및 항공 추진체에 적용한 것이다.
세계최초로 시도되는 연구이다 보니 지난 3년여 기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연구팀은 꾸준한 노력으로 부품의 조합 및 설계, 전기-기계 간 성능해석, 시제품 제작 및 성능시험 평가 등의 난관을 차례로 통과했다. 최근에는 KERI 창원본원 인근의 저수지에서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의 최대 효율 99%를 달성하는 수중 추진기의 실증 테스트까지도 완료했다.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가 활용된 상반회전 프로펠러의 장점은 매우 많다. 높은 추진 효율성과 연료비 절감 효과는 물론이고, 비접촉 자석의 힘을 활용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 해당 장점은 특히 국방 분야에서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수명이 반영구적이라 유지보수가 크게 필요 없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현재 연구팀이 개발한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 기반 상반회전 프로펠러는 무인이동체용 3kW급 출력 수준을 가지고 있는데, 꾸준한 연구를 통해 올해 무인이동체용 10kW급을 달성하고, 내년에는 사람이 수십명 탈 수 있는 정도의 100kW 이상급 성능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원천기술과 관련한 특허 출원, 국내외 성과 논문 게재 등을 완료한 KERI는 이번 성과가 국방(저소음 어뢰 개발, 육해공 무인 이동체 동력원), 산업(공작기계 등 자동화), 모빌리티(선박, 항공,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계식 기어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관련 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을 통해 사업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ERI 홍도관 박사는 “기존 방식인 ‘전동기+단일 프로펠러’를 뛰어넘는 것이 ‘전동기+복잡한 기계식 기어+상반회전 프로펠러’인데, 우리 성과는 여기서도 한 단계 더 나아가 기계식 기어를 대체하는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를 적용한 세계최초의 시도”라며 “수중용·항공용을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도 우리의 비접촉 마그네틱 동력 전달 기술이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힘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