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직무대행 김남균) 김병곤 박사팀이 대용량 리튬금속전기의 출력, 안정성을 높이고, 상용화 가능성을 열었다.
‘1차원 중공 코어-다공성 쉘 탄소 나노섬유’ 개발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직무대행 김남균) 김병곤 박사팀이 대용량 리튬금속전기의 출력, 안정성을 높이고, 상용화 가능성을 열었다.
전기연구원은 최근 차세대전지연구센터 김병곤 박사팀의 리튬금속전지 관련 연구결과가 높은 수준을 인정받아 미국 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가 발행하는 재료과학 분야 최상위급 SCI 학술지인 ‘ACS Nano’ 8월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고 29일 밝혔다. 논문의 수준을 평가하는 ‘Impact Factor’는 18.027로, 해당분야 상위 5.8%에 속한다.
기존 리튬이온전지가 흑연 음극에 리튬 이온을 탈·삽입하여 에너지를 내는 구조라면, 리튬금속전지는 부피가 크고 무거운 흑연을 사용하지 않고, 리튬금속 자체를 음극으로 사용하는 전지다.
리튬금속 음극은 흑연음극(372mAh/g)과 비교해 이론상 저장용량이 10배 이상(3,860mAh/g) 높아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대용량 전지가 필요한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반면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충·방전 시 리튬금속을 효과적으로 저장하지 못하면 리튬이 나뭇가지 모양으로 성장하는 일명 ‘수지상 결정(dendrite)’이 형성되어 점점 부피가 커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전지의 수명 저하와 내부 단락에 따른 화재·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ERI가 개발한 기술은 ‘중공 코어(Core) 다공성 쉘(Shell) 구조의 탄소 나노섬유’다. 먼저 ‘중공 코어’ 부분에는 리튬 친화성 물질인 ‘금’ 나노 입자를 소량 첨가했다. 금은 리튬과 우선적으로 반응하여 리튬의 성장 방향을 제어함으로써, 리튬을 코어 내부에 저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쉘’ 부분에는 리튬 이온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일종의 구멍인 ‘기공’을 만들었다. 기존 중공 코어-쉘 구조가 가진 큰 문제가 고속 충·방전 조건에서 리튬 이온이 탄소물질인 쉘과 만나면 쉘 표면에 전착되는 것이었는데, 연구팀은 쉘에 기공을 도입해 고속 충·방전에서도 리튬의 수지상 성장 없이 전·탈착 효율(Coulombic efficiency)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김병곤 박사팀은 중앙대 문장혁 교수와의 협업을 통해 기술의 효과도 이론적으로 검증했다. 시뮬레이션 해석 결과, 고출력 조건에서도 쉘 기공과 리튬친화성 물질 덕분에 리튬이 코어 내부에 전착될 수 있다는 것을 검증했다. 또한, 높은 전류밀도 조건에서도 500사이클(용량 유지율 82.5%) 이상의 우수한 성능을 확인했다. 소재 합성 과정에서 대량 생산에 유리한 합성법인 ‘전계방사법(electrospinning)’을 활용해 실용성도 확보했다는 것도 이번 성과의 큰 의의다.
김병곤 박사는 “리튬금속전지는 고용량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안정성 문제로 인해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라고 밝히며 “이번 성과는 고속 충·방전 조건에서도 리튬 전·탈착 효율이 향상된 리튬 저장체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법을 개발했다는 측면에서 가치가 매우 크다“라고 전했다.
해당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및 KERI 기본사업으로 진행됐다. 향후에도 연구팀은 전해질 분야에서도 안정적인 리튬 전·탈착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성 전해액 개발을 추진하는 등 리튬금속전지의 상용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김병곤 박사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KERI 캠퍼스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