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연결로 자사 제품의 기능을 높이고, 기존에는 없었던 서비스를 창출하여 비즈니스 모델의 다각화를 시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여기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IT 기업들이며, 제조 기업들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중심에는 IoT 플랫폼이 있다. IoT 플랫폼이란, 각종 센서와 단말기 등을 연결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
IoT 플랫폼, 초기 연구단계 지나 급성장
국내 IoT 플랫폼 관련 특허, 6배 증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수요 더욱 늘어나
사물 간의 연결성 강화가 사회와 산업을 바꾸고 있다. 제품 하나만 잘 만들면 되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고성능도 중요하지만, 초연결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 인터넷의 발달로 다양한 제품이 연결되면서 기존에는
모을 수 없었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분야를 막론하고 국내외 주요 제조 기업은 자사 제품이 인터넷과 연결돼 다양한 기능을 구현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간과 전력의 한계로 구현할 수 없었던 기능들을 외부의 연산력을 빌려서 해결하는 제품들이 많아졌다.
집 안의 AI 스피커의 자연어 처리 작업은 어딘가의 데이터 센터에서 이뤄진다. 도로 위의 자율주행차량이 확보하는 주행환경 데이터는 도로 곳곳에 설치된 센서, CCTV, 심지어는 우주 공간의 위성이 수집한다. 서울 본사 관리자가 클라우드를 통해 멀리 떨어진 지방의 공장 설비를 제어할 수도 있다.
모두 해당 제품들이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어서 가능한 일들이다. 인터넷 연결을 통해 자사 제품의 기능을 높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창출해 비즈니스 모델의 다각화를 시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여기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IT 기업들이며, 제조 기업들 역시 해당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중심에 IoT 플랫폼이 있다.
IoT 플랫폼이란, 각종 센서와 단말기 등을 연결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 몇몇 가정에서 AI 스피커를 중심으로 활용되는 ‘애플 홈킷(HomeKit)’, ‘구글 홈(Home)’ 등이 대표적인 IoT 플랫폼이다.
▲ IoT 플랫폼은 다양한 IoT 디바이스, 클라우드를 연결한다
[그림=Paul McLaughlin & Rohan McAdam]
IoT 플랫폼은 초기 연구단계를 지나 급성장하고 있다. 대규모 산업 데이터를 확보하기 쉽고, 시장 선점 효과가 커서 한번 주도권을 잡으면 관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특허청 사물인터넷심사과 박성호 서기관에 따르면, IoT 플랫폼 관련 국내 출원 수는 2013년 20건에서 2020년 115건으로 6배 가까이 증가했다.
◇ 통합관리와 데이터 분석 기능 위주로 발달한 IoT 플랫폼
IoT 플랫폼은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 유형별 IoT 플랫폼 관련 특허 현황 [표=특허청]
첫 번째 유형은 IoT 서비스 제공을 위해 시스템 전반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적으로 통합해서 관리하는 ‘IoT 통합관리 플랫폼’이다. oneM2M, OCF, 국내 이동통신 3사의 통합관리 플랫폼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두 번째 유형은 ‘데이터 분석·처리 플랫폼’으로, 컴퓨터 서버나 클라우드에서 AI 기술 등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관리한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S Azure) 등이 대표적이다.
세 번째 유형은 ‘연결성 관리 플랫폼’으로, 시스코, 이통 3사의 M2M 플랫폼 등이 예다. 네 번째 유형은 ‘에지 장치 관리 플랫폼’으로, AWS IoT, 구글 클라우드 IoT, MS 애저 IoT 에지(Edge) 및 에지엑스(EdgeX) 등이 있다.
국내 IoT 플랫폼 관련 특허 458건 중 △213건(46%)이 IoT 통합관리 플랫폼 관련, △183건(40%)이 데이터 분석·처리 플랫폼 관련으로, 서비스 제공과 개발을 지원하는 유형의 플랫폼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 외 △50건(11%)이 연결성 관리 플랫폼 관련, △12건(3%)이 에지 장치 관리 플랫폼 관련으로 집계됐다.
◇ IoT 플랫폼,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로 접어들어
▲ 산업별 IoT 플랫폼 관련 특허 현황 [표=특허청]
IoT 플랫폼을 활용하는 서비스 기준으로는, 헬스케어 34건(7%), 방재/방역 31건(7%), 에너지 28건(6%), 수송/교통 26건(6%), 스마트홈 22건(5%) 순서로, 특정 분야로 한정되지 않고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에 응용되고 있었다.
출원인별로 보면, 기업이 286건(63%)으로, 대학 산학협력단 64건(14%), 연구기관 47건(10%), 개인 61건(13%)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박 서기관은 “IoT 플랫폼 기술이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사물 간 통신방식으로는, Wi-Fi 38건(23%), 블루투스 35건(21%), LoRaWAN 22건(13%), 직비 19건(11%), 이더넷 18건(11%), LTE/5G 이동통신 14건(8%) 순서로 집계됐다. Wi-Fi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배터리 소모가 적은 직비, 블루투스, LoRaWAN 등의 통신방식 또한 많이 이용되고 있었다.
▲ 신기술 연관 IoT 플랫폼 특허 증가 추이 [표=특허청]
AI, 빅데이터, ML(기계학습) 및 DL(심층학습), VR(가상현실), 블록체인 기술 등과의 결합도 증가 추세다. 특히 2020년에만 AI 결합 IoT 플랫폼 관련 특허 23건이 출원됐다. 2020년 이전에는 다 합쳐도 17건에 불과했다. 빅데이터(17건), ML/DL(9건), VR(2건), 블록체인(8건) 등도 2019년 대비 출원 수가 크게 늘었다.
◇ 기업 경쟁력에 중요한 척도되는 IoT 역량, 개선된 무선 설계 필요
IoT 기술 활용 여부가 기업 경쟁력의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DX) 실현에 있어 주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IoT 플랫폼은 제품에서 생성된 데이터 볼륨에 대한 접근을 단순화해 기업이 데이터에서 가치 있는 통찰력을 얻도록 지원한다.
기업은 IoT 제품을 통해 수집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조직 운영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제품 기반에서 서비스 기반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한국 IDC 김경민 수석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IoT 기술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다”라며, “향후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시스템 및 서비스 준비를 위해서도 IoT 도입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 말했다.
▲ 삼성전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스마트홈 분야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 [사진=삼성전자]
IoT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 플레이어들끼리의 파트너십 체결, 솔루션 개발 협력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삼성전자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AI 기반 스마트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제조 기업에 있어 고성능 제품을 시장에 빠르게 내놓는 것은 주요한 경쟁력이다. 그에 못지않게 타사 제품과 인터넷으로 원활히 연결되는 기능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무선 설계 역시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