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이 위험한 전기설비를 문을 열지 않고 내부 상태를 확인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해 감전사고 발생 위험을 낮출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반 ‘무선 통전 알림 기술’을 개발한 한국전기연구원 배준한 박사
에너지 하베스팅 기반 ‘무선 통전 알림 기술’
위험한 전기설비를 문을 열지 않고 내부 상태를 확인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감전사고 발생 위험을 낮출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명성호)은 최근 기업총괄지원실 배준한 박사가 위험한 고전압 전기설비의 내부 통전(通電) 여부를 문을 열지 않고 외부에서 안전하게 확인할 수 있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반 무선 통전 알림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국내 배전반(전기의 배분 및 개폐·안전·계량 등을 수행하는 개폐기나 차단기 같은 설비)의 대부분은 가정용 전압 220V의 약 30배에서 100배에 해당하는 6.6kV와 22.9kV의 높은 전압을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배전 설비의 전기흐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작업자가 직접 문을 열고, 설비 내부 곳곳에 부착된 통전 표시기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감전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고, 정전된 경우에도 남아있는 충전 에너지로 인한 사고 위험성도 컸다.
KERI 배준한 박사의 성과는 배전반의 문을 개방할 필요 없이 외부에 부착된 모니터로 통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술 개발이다.
핵심은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일명 ‘에너지 하베스팅’이다. 전기설비 주변에 누설되는 전계 에너지를 수집 및 변환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송신기의 전원으로 활용한다.
송신기는 전기가 흐르는지 여부를 무선 통신으로 수신기에 전달하고, 그 결과가 외부 모니터에 나타난다.
이번 성과의 큰 장점은 뛰어난 활용성이다. 무게 250g의 작은 송신기를 별도의 시공 없이 부스바(전선)에 부착하기만 하면 된다. 기존 전기 회로에 영향을 주지 않는 작은 크기에도 에너지 하베스팅의 효율성은 높여 최대의 전기를 생산하고, 스스로의 소비전력은 최소화하는 고난도의 기술을 실현했다.
사용 안전성은 더욱 높다. 에너지 하베스팅을 통해 충전된 전력을 기반으로, 갑작스러운 정전이 발생해도 통전 알림 모니터는 1분간 계속 작동하게 되며, 작업자는 상황을 더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통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인 문 개방이 이루어질 경우에는 즉각적인 경고 방송이 송출된다.
KERI 배준한 박사는 “이번 성과는 별도의 전력 공급이나 배터리를 활용하지 않고, 주변의 에너지를 수집하여 만든 전기로 위험한 설비를 외부에서 점검한다는 측면에서 안전성과 편의성을 크게 높인 기술”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하베스팅으로 만든 전기를 활용해 통전뿐만 아니라 전압, 전류, 온도, 습도, 진동 등 각종 내부 상태를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ICT 기반 스마트 전기설비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원천기술과 관련한 특허 출원을 완료한 KERI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반 ‘무선 통전 알림 기술’을 배전반 및 전기 자동제어반 전문 제조업체인 ‘㈜더원에코파워텍(대표이사 김종철)’에 기술이전했다.
㈜더원에코파워텍은 내년 제품화 개발(제품명: 에너지 하베스팅 통전중 도아 경보기)과 실증 시험을 통해 공인 성적서 및 국가 신기술 인증 획득에 나설 예정이며,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