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는 자율주행 센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카메라와 라이다의 융합을 바탕으로 주행환경 및 상황을 인식·예측하는 AI 핵심 기술을 개발했으며, 인지 및 예측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AI 학습·추론 모델을 제공한다.
▲민경욱 ETRI 실장
“5년 내 자율주행 선진국과 기술격차 감소”
AI 알고리즘, 카메라·라이다 인식 정보 실시간 처리 → 경로 생성
“자율주행 필수 인지/판단/제어 SW 기술, 미국 比 5년 뒤쳐져 있어”
[편집자주] 2027년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한 움직임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 자율주행 기술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많은 기업 및 기관 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은 지난해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 ‘오토비’를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운전석이 없는 차량 타입으로 일반인에게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도전적으로 연구개발을 시작한 ETRI는 자율주행 센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카메라와 라이다의 융합을 바탕으로 주행환경 및 상황을 인식·예측하는 AI 핵심 기술을 개발했으며, 인지 및 예측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AI 학습·추론 모델을 제공한다. 이에 본지는 민경욱 ETRI 지능로보틱스연구본부 실장과 ETRI의 무인 자율주행차 기술과 오토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오토비의 핵심기술 혹은 차별화되는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핵심기술은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를 융합하여 자율주행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점이 핵심기술이다. 오토비는 카메라와 라이다에서 받은 정보는 오토비에 적용된 AI 알고리즘으로 실시간 처리해 주변 환경, 객체를 인식하고 스스로 주행 경로를 만들어낸다.
차별화되는 아이디어는 서비스 측면에서 운전석이 없기 때문에 일반인이 자율주행에 대한 체감을 보다 크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해당 차량에 자율주행 기능뿐만 아니라 음성인식, VR디스플레이 등의 기능까지 갖춰 이동과 동시에 편의를 제공하는 점이 차별화되는 점이다.
■ 비정형 도로에서의 자율주행에 대해 연구한다고 들었다. 정형 도로에서의 주행 기술과 다른 점이 있나
비정형 환경은 차선, 노면표시가 명확하지 않은 환경. 즉, 시골길과 같은 비포장 환경과 도로와 인도가 구분되어 있지 않고 상시 보행자와 불법 주정차 차량이 상시 존재하는 이면도로 환경을 의미한다. 해당 환경에서는 자율주행 위치 인식 기술 구현의 어려운 점과 주행 경로를 생성하는 어려운 기술이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율주행을 잘 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에 초점을 맞춰 고도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오토비에 탑재된 센서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오토비 차량에는 전방에 두 대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전·측·후방에는 각각 두 대의 라이다가 설치되어 있다. 라이다 6대를 탑재하여 사각지대를 없애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카메라 센서는 도로 위에 있는 차선 등의 노면 마크와 신호등을 감지하고, 정지 차량의 후미등이 비상등인지, 후진등인지 등을 인식한다. 라이다는 동적 객체(사람, 차량 등)를 3D 형태로 인공지능으로 인식하는데 활용된다.
레이더 미탑재 이유는 오토비는 고속으로 주행하지 않으며, 레이더가 차와 사람을 명확하게 구분 짓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행법 상 운전석이 없는 자율주행 차량은 안전을 이유로 25km/h를 최고속도로 규정하고 있어 공로에서도 이 속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레이더가 탑재될 필요가 없다.
■ 회피 명령을 내렸을 때 중앙선을 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도로 교통법을 엄격하게 준수하도록 설계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상황에 따른 융통성까지 탑재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건가
일반적으로 중앙선을 넘어 주행은 불법이다. 다만, 캠퍼스 환경 또는 이면도로, 왕복 2차로에서는 암묵적으로 이를 허용한다고 보고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회피해서 주행을 하고 있다. 이처럼 기술적으로 각 상황과 환경을 구분해 융통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큰 도로에서는 상시 위험이 존재하고 법적인 제재가 강하기 때문에 지양한다.
■ AI 기술이 중심이 됨에 따라 데이터를 학습시킨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는데, 데이터를 학습시킨다는 의미가 정확하게 어떤 것인가
예를 들어 주행 중 전방에 존재하는 객체가 사람인지, 차량인지, 버스인지, 트럭인지를 보다 잘 인식하기 위해서 인공지능 학습을 수행한다. 더 나아가서 해당 객체의 종류뿐만 아니라 3차원 크기, 속도, 방향 등까지 보다 잘 검출하기 위해서 대량의 데이터를 구축하여 학습해야만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실현할 수가 있다.
■ 전세계에서 자율주행 기술 연구와 표준화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자율주행 기술 범위가 매우 넓어 한마디로 기술 수준의 차이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만, 자율주행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차량을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는 인지/판단/제어 SW 기술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인공지능 SW가 중요하다. 이러한 인지/판단/제어 SW 기술은 선진국인 미국 대비 5년 정도 뒤쳐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수행하고 있는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2021~2027)이 종료되는 2027년 시점에는 이러한 격차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 연구 및 개발 시 애로사항이 있었나
엑셀, 핸들과 브레이크가 없기 때문에 기능 테스트에 몇 배는 더 힘들다. 일반 자율주행차는 긴급상황에 브레이크를 밟으면 되지만, 오토비에는 브레이크가 없기 때문에 위험 상황에 대한 대응이 보다 느리다는 점이 연구 개발 시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다. 또한 수동운전으로 이동할 때에도 운전석이 없기 때문에 조이스틱으로 이동해야 해 많은 불편함이 있다.
■ 독자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자율주행 서비스는 아직 미래의 이야기이다..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에 대한 시범서비스를 수행하고 있고, 보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로보택시, 대중교통 연계 자율주행서비스, 교통소외지역 자율주행 서비스 등 많은 산업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이 되며, 독자들의 많은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