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역 수지의 최대 흑자 산업(530억 달러). 부가가치 전체 제조업의 10.7%. 세수 37.7조로 전체 세수의 14.7%, 제조부문 고용규모 33만 명(총 177만명 고용의 6.9%).
이 수치는 현재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입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2009년부터 세계 자동차 생산 5위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국내 산업의 뼈대를 이루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 세계 자동차 생산 5위권...전체 R&D 예산의 1.6%에 불과
국내 무역 수지의 최대 흑자 산업(530억 달러). 부가가치 전체 제조업의 10.7%. 세수 37.7조로 전체 세수의 14.7%, 제조부문 고용규모 33만 명(총 177만명 고용의 6.9%).
이 수치는 현재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입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2009년부터 세계 자동차 생산 5위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국내 산업의 뼈대를 이루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런 중요한(?) 산업에 대한 미래 설계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지난주에 열린 친환경자동차 미래동력포럼은 이러한 현실에 대한 분석과 우려를 동시에 나타낸 자리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자동차 산업 비중(GDP 3.2%) 대비 낮은 R&D 예산(전체의 1.6%)으로 기술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하게 되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선진국 대비 자동차 기술 연구개발 투자가 매우 열악하다는 얘기입니다. 포럼에서는 지역산업 확대로 인해 핵심선행기술 연구비는 실질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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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충전 모습.
이에 참가자들은 산학연 연구역량을 배양하고 결집하기 위한 획기적인 투자를 늘리고 지역사업 중복투자를 피하며 전국 규모 R&D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자동차 R&D 예산은 증가하는 추세이며 운송분야의 청정화, 고효율화를 위해 미국 내 연구자 및 파트너들의 연구를 유도하고 있다네요. 주로 신연소, 차량효율, 대체연료, EV, 저탄소 연료 개발 등을 연구한다고 합니다. ACE(Advanced Combustion Engine) 프로그램의 경우, 정부지원금 연간 430억 원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2017년에는 예산을 두 배 가량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서울대학교의 민경덕 교수는 “하나의 이슈에 대해 기업 중심의 컨소시엄 간 경합 형태로 운영되어 기반기술 활용도가 높고 산업화 연계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유럽으로 한번 가 볼까요. 유럽은 자동차 메이커 14개 사로 구성된 연구조직 HORIZON 2020 사업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각 과제별로 정부 또는 협력 업체 지원금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내연기관 기초 기술 중심의 FVV와 적용기술 중심의 EUCAR 연구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민간 주도형 연구조직에 과제별로 정부지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연합조직 중심으로 내연기관 연구
하지만 이와 반대로 한국과 일본은 각 기업들이 독립적으로 R&D를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아무래도 이렇게 되면 정부와 기업, 학계 간의 사업 성과를 공유하거나 연계하는 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겠죠. 일본은 이런 점이 문제라고 파악했는지 현재는 각 부처 간 연계를 강화시키기 위한 조직(CSTI)을 설립하여 범 부처 사업을 통한 협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SIP프로그램을 통해 열효율 50%, 이산화탄소 저감 30%를 목표로 하는 내연기관 기술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한국의 R&D는 환경 및 안전규제 도입시점을 감안한 규제대응 기술개발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선진국 안전기준 강화에 따른 스마트카 투자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차량긴급제동장치, 차선이탈경보/유지보조장치, 속도경보시스템 개발 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참고로 산업부는 자동차 산업핵심 R&D 지원예산으로 2015년 1,455억 원을 썼습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포럼은 자동차 산업의 비중을 고려하여 정부의 자동차분야 R&D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R&D는 지역구가 아닌 ‘전국구’라는 말과 함께 규제대응에 비용대비 효과가 큰 분야에 주력하고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한 연료전지, 배터리 원천기술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또한 20~30년 후 보다 5~10년 후의 자동차 산업 경쟁력 강화가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엔진 기반과 하이브리드, 인프라 구축 가속화를 위한 원천 기술을 개발해야 하며 연료 다변화를 위한 전향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한 분야의 집중투자보다 ‘균형 잡힌’ R&D 투자가 필요하며 제품기술개발 보다 원천기술 개발 R&D 지원을 강조했습니다. 엔진분야의 대학, 국가연구소의 생태계 고사로 향후 고급인력수급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대책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전기자동차, 연료전지차...어떤 자동차 형태가 커질까 불확실
선택과 집중 위험하니 균형잡힌 투자하자는데 대책은?
이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기존 내연기관의 엔진 기술을 고효율화하고, 이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전반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포럼의 주최측이 자동차 제조업과 학계가 주를 이룬 조직이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십분 이해하지만 몇 가지 의문을 떨쳐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이를테면 선택과 집중보다는 골고루 균형 잡힌 투자를 해야한다든지, 내연기관 엔진에 대한 해외 사례의 집중 소개, 지역 투자 사업에 대한 비관적인 입장 같은 것이 그런 것입니다.
물론 최근 자율주행차 이야기가 화젯거리이지만 자동차 기술 전망에 따르면 자동차 기술 시나리오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불확실한 것은 사실입니다. 아직까지는 내연기관이 주를 이루는 가솔린, 디젤차가 핵심이고 이들 차량이 언제까지 주력 차량으로 이어질지 모릅니다. EV(전기자동차), FCEV(연료전지자동차), BEV(배터리 전기차),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HEV(하이브리드전기차), LPG 자동차가 언제 어떻게 확산되고 도태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런데 어떤 자동차 형태가 발전할 지 모른다고 해서 이들 자동차 기술을 모두 준비하는 R&D를 해야 한다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오히려 위험하다는 주장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져 보였습니다. 왜냐하면 투자할 수 있는 자본은 한정되어 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역량 또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진 후에 ‘균형 잡힌’ 투자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내 특성상 지역 사업이 애초에 왜 필요하고, 왜 투자가 되었는지도 먼저 얘기했어야 하지 않았나,하는 부분이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