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성 평가에서 기업의 전파 인증 부담을 경감하고 불법 드론 피해 등 소비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가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전파 이용 제도 개선을 위한 전파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24일부터 시행됐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자기적합확인제도 도입 △부적합 보고 절차 마련 △외국 제조·판매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화 등 방송통신기자재의 적합성 평가 제도가 개선되고, 전파차단장치로 인한 민간 피해 보상체계가 마련된다.

■ 국내 기업의 전파 인증 부담 완화

현행 적합성 평가는 엄격한 사전규제 방식의 시험·인증이 모든 제품에 적용돼 ICT 제품의 융·복합 및 다품종 소량생산 등의 산업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이에 따른 신제품 출시 지연, 인증 비용 증가 등이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과기부는 △조명기기 △USB △건전지 동작 제품 등 전파 위해성이 낮은 제품에 한해 기업이 자체 시험하고 해당 사실 내용을 공개해 제품 출시를 할 수 있는 자기적합확인 제도를 도입해 기업 부담을 완화했다.

정부는 자기적합확인 제도 도입으로 총 11억원 가량의 인증 비용 절감과 연간 약 2만 건의 신제품 출시일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했다.

또한 지정시험기관 업무정지 처분을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있어 시험 지연 문제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중대 과실 등으로 지정시험기관이 업무정지 처분을 받을 경우, 해당 시험 기관을 이용하는 제조사 및 판매자들은 시험일정이 지연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에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새로이 도입됐다.

아울러 적합성평가의 인증마크 표시 방법을 개선했다. 기존엔 제품과 포장에 모두 표시사항을 표시했으나 개정된 시행령에서는 제품 또는 포장에 선택 표시할 수 있다.

■ 소비자 안전 강화

적합성평가를 받은 시중 유통 제품에서 결함이 확인되면 이를 과기부 보고하지 않을 경우 과태 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이 신설됐다. 기존엔 보고절차 및 미이행 시 행정처분 등 세부 규정이 미비했으나 개정안에는 이러한 개선 사항이 담겼다.

다만 부적합 보고 및 수거 등 필요한 조치를 성실히 이행한 사업자에게는 행정처분을 1/2 감경 혹은 면제해 기업 스스로 안전한 제품 유통과 판매 문화를 구축하도록 여건을 마련했다.

외국 제조사의 경우에는 결함 발생 시 소비자 피해 해결을 위해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고시에 규정하고 있으며, 소비자 보호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국내 대리인을 허위로 지정한 해외 제조사의 경우 적합성평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처벌 규정을 신설했다.

■ 전파차단장치 피해 보상 체계 마련

과기부는 기존에 공공기관 등에서 불법 드론이 비행할 경우 이를 대상으로 전자차단 장치를 사용해 제압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반 국민의 생명 및 재산 피해에 대한 손실 보상 규정과 책임 규정이 미비했다.

이에 과기부는 불법 드론에 전파차단장치를 사용해 제압하는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이를 전파차단장치 운영기관이 먼저 손실 배상하고, 불법 드론 사용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규정을 담았다.

과기정통부 최병택 전파정책국장은 “이번에 개정된 전파법 시행령을 통해 적합성평가의 실효성 있는 관리로 제조자의 부담을 완화하면서도 국민의 안전을 강화하고, 불법 드론에 적극 대응하는 등 안전한 전파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합리적인 전파 규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사항을 지속 발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