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소비 침체로 인해 적체된 재고 해소가 더딘 상황이다. 디바이스 부문에서 IT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향후 3년 간은 2021년의 지출 수준을 회복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전세계 IT지출 전망(표:가트너)
2023년 전세계 IT지출 4.3% 증가
韓, 1.1%↑ 고작, IT경쟁력 확보 必
생성형 AI붐, IT지출 영향은 미흡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소비 침체로 인해 적체된 재고 해소가 더딘 상황이다. 디바이스 부문에서 IT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향후 3년 간은 2021년의 지출 수준을 회복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 글로벌 IT지출, 2023년 4.3% 증가
가트너(Gartner)가 24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IT 지출이 지난해 대비 4.3% 증가한 총 4조 7천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CIO들은 IT 인재 확보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수의 직원으로 대규모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 자동화 및 효율성을 지원하는 기술로 지출을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SW·IT서비스를 중심으로 IT지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전세계 IT지출 전망에서 디바이스 부문은 전년 대비 -8.6%로 7,000억달러(한화로 약 900조원)를 기록하며 역성장한 반면,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 부문은 각각 13.5% 성장과 9,100억달러(약 1,160조원), 8.8% 성장과 1조4,200억달러(약 1,821조원)에 이르며 지난해 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2024년 전망에서도 디바이스는 6.9%의 성장 회복을 나타낸 반면, SW는 14%로 가장 높았으며, IT서비스가 11.6%로 그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사용률을 높이고, 전사적 자원 관리(ERP) 및 고객 관계 관리(CRM)와 같이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애플리케이션 및 플랫폼에 지출을 재분배함에 따라 올해 소프트웨어 부문은 두 자릿수 성장률이 예상된다’며, ‘공급업체의 가격 인상 역시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지출 증가의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기업 IT 지출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소비자 구매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 올해 디바이스 지출은 8.6%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존 데이비드 러브록(John-David Lovelock) 가트너 리서치 부사장은 “디지털 비즈니스 혁신은 변화하고 있다”며, “IT 프로젝트는 매출 및 고객 경험과 같은 외부적인 결과에서 최적화를 중심으로 한 내부적인 노력으로 초점을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마트폰의 교체주기는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역대 최고치인 43개월까지 교체주기가 늘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스마트폰 교체주기 증가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침체를 포함해 중고폰 시장의 활성화와 A/S망의 발달이 가져온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출하량이 매년 10억대 중후반에서 더는 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하며, 스마트폰 시장이 그만큼 포화상태라고 지적한다. VR/AR글라스, 스마트링,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 등 새로운 하드웨어 디바이스와 플랫폼이 대중적으로 흥행했을 때 이러한 디바이스 지출 부진을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브록 리서치 부사장은 “디바이스 부문은 사상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시경제적 요인이 여전히 재량 지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디바이스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가트너는 디바이스 지출이 적어도 2026년까지는 2021년 수준으로의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韓, IT지출 1.1% 증가…SW·IT 서비스 경쟁력 확보 必
▲국내 IT 지출 전망(표:가트너)
2023년 한국의 IT 지출 규모는 전년 대비 1.1% 증가해 10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2024년에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며 5% 성장한 10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또한 소프트웨어 부문의 두 자릿수 성장률과 디바이스 지출의 14.2% 감소가 대비되며 희비가 엇갈렸다.
2023년 전체 IT 지출 성장률은 1.1%에 불과해 지난해 10%에 가까운 증가세가 10분의 1 토막이 나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프트웨어와 IT업계는 부진한 IT서비스의 글로벌 진출과 SW 기반 기술 및 주요 SW 패키지의 외산 의존도가 높은 문제점들을 시급히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 시대, IT서비스가 이끈다’ 주제의 국회 세미나에서 경상국립대 조문증 교수는 발표를 통해 그간 한국 IT서비스는 △낮은 부가가치 산업 △외산 기술 의존 △파견/야근 근무로 인한 개발자의 낮은 처우 등이 문제였다며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하지 못한 이유로 “클라우드 시대에 맞는 사업 구조로의 전환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소프트웨어는 사람이 전부이며 인재가 핵심 역량”이라고 강조하며 “핵심인재가 장기간 전문 분야에서 근무할 수 있는 환경 개선과 유연한 아키텍처 및 풍부한 기술 자산을 통한 경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생성형 AI붐, IT지출 영향은 미흡
챗GPT가 일으킨 생성형 AI 유행은 기업들이 기존 도구에 생성형 AI를 통합하는 작업을 촉진시켰다.
가트너는 ‘많은 비즈니스 및 IT 리더들이 생성형 AI를 가장 중요하게 바라보지만, 아직 IT 지출에 있어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성형 AI 지출은 주로 기업의 기존 지출 수준 내에 흡수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러브록 리서치 부사장은 “생성형AI가 시장에 진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직의 기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매년 새로운 기능이 업그레이드 및 부가적인 형태로 기술 제품 및 서비스에 추가되는데 대부분의 기업은 IT 예산에 포함된 기존 도구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점진적이고 제어 가능한 방식으로 생성형 AI를 통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