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전염병 확산 예방 및 저지, 그리고 퇴치를 가능케 하는 체계와 이를 지원할 첨단 기술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AI 기술은 최근 전 산업 분야에서 기반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감염병 환경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전 산업 분야에서 기반 기술 되어가는 AI
감염병 식별 및 퇴치 등에도 유용할 것
아직 임상적 효용성 끌어낸 사례는 부족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전염병 확산 예방 및 저지, 그리고 퇴치를 가능케 하는 체계와 이를 지원할 첨단 기술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 코로나19 확산세를 AI 기술로 극복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AI 기술은 최근 전 산업 분야에서 기반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감염병 환경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ETRI는 지난 7월, ‘감염병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의료 인공지능의 기술 표준 동향’ 보고서를 내고 AI 기술을 활용한 감염병 재난 대응 사례, 관련 기술 표준, 연구개발 동향들을 짚어보고, 국가 감염병 방역체계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제시했다.
◇ 감염병 창궐 시 AI 기술이 필요한 곳들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많은 나라가 ▲감염병 전파 경로와 현황 파악 ▲신종 감염병의 감별과 정량 진단 ▲신종 감염병 치료법 개발 ▲기존 임상 환경에의 감염병 영향 최소화와 같은 과제들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대응은 신속해야 하고, 위의 4가지 과제도 그렇다. 이 과제들을 해결하려면 빅데이터 분석이 필요하고, AI 기술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게 보고서의 판단이다.
감염병 데이터는 각종 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누적된다. 여기서 지역별 감염병 추세 및 전파확산 경로 현황 등을 파악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AI 기술이 필요하다.
신종 감염병의 진단 및 치료법 개발에도 AI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한정된 의료 자원의 분배에도 역할을 할 수 있다.
◇ 방역 과정에서 AI 기술이 할 수 있는 것들
보고서는 감염병 방역 단계를 4단계로 구분했다. 첫 번째는 예측과 예방 단계로, 이 단계에서는 사전 예측 및 경보, 해외 입국 검역 지원 등에 AI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
두 번째는 긴급 운영 및 대응 단계로, 이 단계에서는 AI 기반 자동진단 지원, 무인 응급 대응, 의료 자원 최적화 관리, 현황 분석과 공유 등에 AI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
세 번째는 감염 확산 방지 단계로, 사전 예측 및 경보, 증상 의심자 자동 식별, 접촉자 추적과 모니터링, 자가격리 관리 지원, 사회적 거리두기 탐지, 위험 요소 식별, 가짜뉴스 확산 방지에 AI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치료 및 간호 지원 연구개발 단계로, AI 기반 신약 및 백신 연구, 원격 환자 모니터링, 중환자 간호 지원, 환자 위험도 예측과 경보에 AI 기술을 응용할 수 있다.
보고서는 감염병 대응을 위한 AI 활용 사례 중 많은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감염병 진단 보조 △원격 환자 모니터링 및 예후 예측 △자기 진단 검사 및 음성 인식 △질병과 재난의 예측 및 감시 △접촉자 추적 및 모니터링 △신약 개발 등에서 그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활용도 역시 높았다.
▲ 기침 소리를 인식하고 기침하는 사람의 위치를
미지로 표시하는 KAIST의 딥러닝 기반
기침 인식 카메라 [사진=KAIST]
그러면서 위의 사례들이 상용화로까지 이어지는 데 필요한 것들을 짚었는데, 크게 ▲AI 기술을 탑재한 의료기기 개발 ▲환자 데이터 수집/공유 체계 구축 ▲데이터 표준화 작업 선행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AI 기술이 감염병 퇴치에 활용되려면
전 세계적인 교류와 이동은 인류 존속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보고서는 앞으로도 코로나19와 유사한 신종 감염병이 지속해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 기술을 활용한 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한 연구개발의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첫째, 데이터의 개방과 활용 정책의 중요성이다. 긴급한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신속 대응에 필요한 AI 시스템의 모델링과 학습, 개발을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가 공개되고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둘째, 의료 영상 또는 환자 이력을 포함하는 익명화된 임상 데이터를 공유하는 개방형 글로벌 저장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기관별/지역별/국가별 데이터를 통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저장소는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손쉽게 데이터를 공유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활용을 위한 임상 프로토콜과 데이터 공유 아키텍처 설계가 필요하고, 데이터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도 함께 만들어져야 한다.
셋째, 의료 데이터 활용에 대한 규제 요구 사항들과 개인 정보 보호 메커니즘도 반드시 적용되어야 한다. 특히, 임상 응용 분야의 AI는 테스트 데이터 세트에서의 성능뿐만 아니라 실제 임상 워크 플로에 통합될 때의 효과와 안전성도 입증해야 한다. 나아가 개발된 모든 AI 응용 프로그램은 윤리 원칙을 준수하고 인권 침해의 요소가 없는지 충분한 고려와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ICT 역량을 활용해 괄목할 대응 사례들을 선보였다. 이러한 사례와 경험들에 AI 기술들을 적용할 기회들을 더욱 많이 만들고, 이런 경험을 국제적으로 알리면서 동시에 국제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째, 마지막으로 다양한 국가들의 상황들을 고려한 연구들도 필요하다. 최신 기기와 최고급 기술만이 아닌, 아프리카와 개발도상국의 상황을 고려한 제한된 자원과 기술을 사용하는 적정기술 응용에 대한 고려들도 필요하다.
보고서는 감염병 퇴치에 활용되는 AI 기술은 어디까지나 환자가 진단과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을 돕는 의료 AI 기술이라며, 의료 그 자체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AI 기술이 의료 분야에서 적용 가능하다는 점은 증명되었으나, 실제 의료 AI 기술이 임상에 활용되고, 환자들에 대한 진단 및 치료에 의미 있는 개선을 가져온 예시는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 AI 모델이 강인한 예측력을 확보했는지, 그 임상적 유효성은 어떠한지 엄밀하게 검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