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이차전지의 양극은 전극 내 이온 전달 경로를 형성할 고체 전해질이 꼭 필요하다. 고체 전해질 구성비가 늘면 활물질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 에너지밀도 향상에 한계가 있다. 이에 ETRI가 고체 전해질 없이 활물질로 이황화티타늄만을 사용해 양극을 구성하는 새로운 전극 구조를 개발했다.
ETRI, 고체 전해질 없는 이차전지 양극 개발
TiS2 활물질과 바인더로만 양극 구성 제안
DIGIST 디지털트윈 분석으로 확산 특성 규명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3일, 고체 전해질 없이 활물질로 이황화티타늄(TiS2)만을 사용해 양극을 구성하는 새로운 전극 구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고체 이차전지용 음극 구조를 개발한 데 이어 양극 구조 개발에도 성공한 것이다. 이번 성과는 6월,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즈 지에 온라인 등재됐다.
▲ 전고체 이차전지용 TiS2 양극을 보여주는
ETRI 김주영 선임연구원 [사진=ETRI]
전고체 이차전지는 배터리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로 고체를 적용한 차세대 전지다. 고체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보다 화재로부터 안전하며, 리튬이온전지에선 구현이 불가한 바이폴라형 이차전지를 만들 수 있어 에너지밀도도 높다.
전고체 이차전지의 양극은 주로 전자 전도를 담당하는 도전재, 이온 전도를 담당하는 고체 전해질, 에너지 저장을 담당하는 활물질, 이들을 물리적, 화학적으로 잡아주는 바인더로 구성된다. 전극 안에서 리튬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전극 내 이온 전달 경로를 형성할 고체 전해질이 꼭 필요하다.
고체 전해질 구성비가 늘면 활물질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 에너지밀도 향상에 한계가 있다. 또한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이 포함된 복합 전극의 경우, 수분(H2O)과 반응하면 황화수소 가스가 생성되는 등 높은 화학적 반응성에 용매 및 바인더 선택이 까다롭고 수분을 극도로 제어해야 하는 등 제조공정이 까다롭다.
ETRI 연구진은 고체 전해질 없이 이황화티타늄(TiS2)에 압력을 줘서 입자 간 빈틈이 없게 만든 활물질과 바인더로만 양극을 구성하는 전지 구조를 제안했다. 연구진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공동연구팀의 디지털트윈 가상 구조 분석을 통해 리튬이온이 직접 이황화티타늄 입자들을 통해 확산하는 것을 확인했다.
▲ ETRI-DGIST 연구진이 개발한 전고체 이차전지용 TiS2
양극 및 성능측정을 위한 가압형 시험셀 구조 [사진=ETRI]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지 않은 만큼 활물질 함량을 늘릴 수 있어 같은 용량에 고체 전해질을 사용했을 때보다 에너지밀도를 1.3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점도 확인했다. 또한, 용매와 바인더 선택이 자유롭고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극판 제조공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전고체 이차전지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ETRI 이영기 지능형센서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음극, 양극 모두에서 활물질만으로 이온 확산이 가능하단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면서 “이번 기술을 근간으로 에너지밀도를 더 향상할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음극과 양극 각각의 에너지밀도를 대폭 높일 가능성을 확인한 본 성과를 기반으로 전고체 전지 관련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전지 구조를 종합하면서 출력 특성을 개선할 수 있는 연구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ETRI 주관으로 DGIST 이용민 교수팀과 공동 연구가 이뤄졌다. 논문 1 저자는 ETRI 김주영 박사와 DGIST 박주남 박사이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후변화 대응기술개발사업 및 ETRI 기본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