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공간 컴퓨팅을 표방하며 공개한 애플 비전 프로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메타버스 산업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더딘 시장 확장세에서 벗어나 빅테크 중심으로 메타버스 생태계가 재편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VR 산업 실태(그래픽:e4ds news/자료: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韓, 콘텐츠·미디어 80% 이상, HW·부품 개발사 8% 이하”
국내 VR 시장 규모, SW·콘텐츠 1조원↑...HW는 500억대
애플이 공간 컴퓨팅을 표방하며 공개한 애플 비전 프로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메타버스 산업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더딘 시장 확장세에서 벗어나 빅테크 중심으로 메타버스 생태계가 재편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메타버스 업계는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SW) 분야 편중으로 인해 국내 디바이스 및 소재·부품 개발사들 비중이 낮아 해당 분야 기술 기업들의 시장 진출과 생태계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 韓, 메타버스 콘텐츠·미디어·SW 편중 압도적
▲국내 VR 기업 수(자료: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국내 VR·AR 시장에서 전용 기기 및 부분품 제조사는 전체 수가 한 자리 수 비율에 불과해 대부분의 산업이 콘텐츠 및 SW 관련 분야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발행한 ‘2022년 가상증강현실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711개 VR·AR 기업 가운데 8.2%에 불과한 58개사가 전용기기 및 부분품 제조업이며 콘텐츠 제작 및 공급업이 582개사로 전체 대비 81.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판매 및 서비스업 56개사 7.9%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90%가 콘텐츠 기업으로 국내 메타버스 산업 지형을 이루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매출 비중은 콘텐츠 산업계가 2021년 기준 9,840억원으로 기업 당 매출로 보면 1개 기업이 약 17억원의 평균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난다. VR·AR 디바이스 제조업계는 사정이 더 열악하다. 총 매출 431억원으로 1개 기업 당 7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한국실감메타버스콘텐츠협회(KOVACA) 심의식 팀장은 XR산업 정책간담회에서 “메타버스 업체의 약 80%는 콘텐츠 산업으로 XR 산업의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기업은 현재 3~5%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국내는 완제품이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품 및 소재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 디바이스 제조사 약한 고리...콘텐츠도 내실 부족 지적
▲2024년 XR산업 정책 간담회
상황이 이렇다보니 하드웨어(HW)를 개발하는 자본력이 약한 중소·스타트업들은 차세대 첨단 시장에 어필하기 위한 신기술 개발해 집중하고 있지만 시제품을 선보이는 수준에 아직은 머물러 있다.
지난 27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뤄진 2024년 XR산업 정책 간담회에서 심의식 팀장은 국산 VR·AR 디바이스의 부재를 지적하며 디바이스 투자와 이를 활용한 콘텐츠 연계를 동시에 정책적으로 지원해 시장 형성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VR·AR 디바이스 개발은 중소·스타트업 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시장에 출시돼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전무한 단계이다. 사실상 R&D 시제품 및 지자체·기관 프로젝트성 개발과 납품이 주된 매출인 것으로 관측된다.
▲VR·AR 디바이스 구매 고객 유형(자료: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또한 “콘텐츠 기업들도 R&D 중심으로 사업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하는 의구심이 있다며 “디바이스도 없고, 소비자도 시장도 없는 게 가장 문제”라는 지적 및 자생력 저하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국내 XR 산업의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 가운데 AR 광학렌즈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기업 ‘레티널’은 CES 혁신상 수상과 글로벌 기업에 AR 광학 모듈을 공급하는 등의 소기 성과를 이뤄내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을 통해 부품·소재 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 팀장은 “국내 메타버스 산업은 R&D 기술 개발에 치우는 경향이 있어 세계 시장을 대비해 기술 표준 개발 로드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며 “이를 국가 주도적으로 3개년 계획과 같은 거시적 로드맵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