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수요 부진에 따른 장비사의 부정적인 전망과는 반대로 EUV를 앞세운 ASML이 독점에 가까운 기술력 우위를 과시하며 견조한 실적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ASML EUV 노광장비 NXE3400를 이용한 패터닝 (이미지-ASML)
ASML 3Q 매출 8조↑·당기순이익 2조3,000억↑
공급망 전문 이사 선임 예고, "생산성 문제 해결"
최근 반도체 수요 부진에 따른 장비사의 부정적인 전망과는 반대로 EUV를 앞세운 ASML이 독점에 가까운 기술력 우위를 과시하며 견조한 실적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순매출 57억7800만 유로(한화로 약 8조1,000억원), 당기순이익 17억 유로(약 2조3,000억원)로 매출총이익률 51.8%를 달성하며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달성에는 EUV 판매 실적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High-NA 시스템 등 EUV장비 매출은 38억 유로(약 5조원3,000억원)로 전체 매출액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예약매출(Net Booking)은 지난 분기 대비 500만 유로(약 70억원) 증가한 89억2,000만 유로(약 12조5,000억원)로 사상 최대 분기 예약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반도체 다운사이클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첨단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EUV 장비에 대한 견조한 수요 전망을 나타냈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는 “인플레이션, 소비자 신뢰지수, 경기 침체 리스크 등 다수의 글로벌 차원의 거시경제 우려 사항에 기인한 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시장별 수요의 변화가 감지되지만, 전반적인 ASML 시스템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다”고 밝혔다.
ASML은 미국의 수출 제한 규제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였다.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는 “미국이 새로 발표한 수출 제한 규제를 준수하며 이와 관련해 지속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ASML이 네덜란드에서 출하되는 리소그래피 장비에 적용되는 규정이 수정된 것은 아니며 2023년 출하 계획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웨인 앨런(Wayne Allan) ASML 부사장 (사진-ASML)
반도체 패권을 두고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혼란으로 인해 생산성 유지 및 향상에 공급망 대응력이 중요한 역량으로 부각되고 있다. ASML 이사회는 지난 19일 부사장 겸 최고전략조달책임자(CSSPO) 및 경영이사로 웨인 앨런(Wayne Allan)을 선임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해당 건은 2023년 4월 주주총회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 고객지원 담당 부사장으로 ASML에 합류한 웨인 앨런 부사장은 조달 및 공급망 조직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마이크론 등에서 엔지니어링, 계획수립, 제조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로 글로벌 생산 운영 및 공급망 조직 총괄 등을 역임하며 공급망 부문 역량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는 “웨인 앨런 경영이사 선임은 ASML의 전략 실행 역량에서 조달 및 공급망 조직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반영한다”며 “앨런 이사 선임으로 ASML이 향후에도 공급사와 유효하고 굳건한 전략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생산력 확대에 수반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최신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EUV 장비의 생산성 확대와 반도체 제조사 수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확대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SML 노광장비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며 주문에서 인도까지 2년 가까이 소요될 정도로 적체가 심하다”며 “일부 주문 취소가 진행 중인 타 장비와 달리 EUV 관련 장비는 아직 취소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도 연구원은 “전분기 대비 EUV와 메모리 반도체 장비 비중이 증가했고 이는 로직에 이어 D램에서도 EUV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의 결과”라고 판단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14나노 이하 공정에서 일부 레이어에 EUV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관련 장비 수급 여부에 시장의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다.
한편 ASML은 올 4분기 매출 전망치를 더한 ASML의 2022년 실적 전망을 211억 유로(약 29조5500억원)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