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쓰나미가 한국을 집어삼키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와 콘텐츠 산업의 발달 그리고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IT기술 제품의 확산으로 데이터 수요가 폭증하며 데이터센터 구축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제1차 전력정책포럼, 데이터센터 확산과 초고압선 부설에 따른 갈등해소 및 대책모색
現 데이터센터 147개 → 2029년 784개로 폭증 예정
대형 IDC 초고압선 전자파에 주민 불안↑·건립 반대
LG U+, “韓, IDC 성장 적기, 지역분산 레이턴시 불리”
데이터 쓰나미가 한국을 집어삼키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와 콘텐츠 산업의 발달 그리고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IT기술 제품의 확산으로 데이터 수요가 폭증하며 데이터센터 구축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데이터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대형 IDC(Internet Data Center)가 우후죽순 들어서며 지역주민과의 마찰이 본격화하고 있다.
16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대한전기협회 2023년 제1차 전력정책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선 데이터센터 확산과 초고압선 부설에 따른 갈등해소 및 대책모색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박상희 산업통상자원부 신산업분산에너지과 과장이 발표한 데이터센터 지역 분산 방안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2년 9월 기준 데이터센터 입지의 60%, 전력수요의 70%는 수도권에 집중해 있으며, 이 추세대로라면 2029년까지 입지와 전력수요 모두 8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국내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는 147개소로 전력수요만 해도 1,762메가와트(MW)이다. 이에 더해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는 637개소가 추가로 건립될 예정인데 필요한 전력수요는 41,467메가와트에 달한다. 데이터센터 1개당 연간 25기가와트시(GWh)의 전력을 사용하는데 이는 4인 가구 약 6,000세대의 연간 전력사용량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대표적인 전력다소비시설인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에 따른 인프라 부담·혼잡 증가와 초고압선 부설에 따른 전자파 우려로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안양시에서는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 준공과 관련해 지역주민과의 마찰이 불어졌다.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에 제2데이터센터 건립하면서 초고압선 부설이 문제가 됐다. 주민들은 전자파 우려를 표하며 건립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는 △양주시의회의 양주 가납리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 결의안 채택 △김포 구래동 특고안선 매설 및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 등 여러 곳에서 반대 목소리에 직면하며 혐오시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통적인 건 모두 수도권에 입지를 둔 데이터센터였다.
▲임윤석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책임
임윤석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책임은 “대부분의 국가는 ICNIRP 가이드라인을 준용해 특고압 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극저주파 전자계는 지표상 1미터에서 전계가 3.5kV/m이하, 자계가 83.3μT 이하가 되도록 시설해야 한다”며 “철탑에 설치 운용하는 가공 송전에 비해 땅에 묻는 지중 송전은 전기장(전계)은 차폐돼 외부 영향이 거의 없고 자기장(자계)만 고려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낮은 수준의 자계 노출로 암, 소아백혈병 등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는 미약하다”며 “갈등 조정 협의회 시행, 주민설명회 등 전자파 우려를 불식시키고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한전은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용범 LG유플러스 전무는 “싱가포르의 입지 및 전력 수급 유연성 부족, 홍콩의 정치적 이슈 등으로 한국으로 IDC가 몰리고 있는 추세”라며 국내 IDC 산업 생태계가 도약할 수 있는 기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최 전무는 “IDC는 경기 활성화에 효과가 좋은 산업으로 투자비가 일반 빌딩 건설 투자에 비해 8배가량 높은데 이는 건설뿐 아니라 장비, 공조 등에서도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라며 “수도권 집중은 레이턴시(응답속도) 문제로 인해 데이터 필요가 많은 곳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기회 국립전파연구원 차장은 “현재 IDC 갈등은 아파트 단지 내 기지국 설치 갈등과 사례가 유사하다”며 “ICNIRP 국제 보호기준은 인체에 영향을 주는 레벨이 있으면 해당 수치의 1/50로 기준을 제정한다”고 국제 기준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민원 사례의 공통점은 주민들이 잘 모르기에 오는 불안감이 크다”며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를 통해 이해관계를 구축하고 합의점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회를 진행하는 좌장 이병준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현 전기학회 회장)와 발제자 및 토론패널들의 모습
이날 이탄희 더불의민주당 의원은 “산업구조 변화에 맞춰 산업과 경제적 이익에 있어서 데이터센터가 확산될 전망이지만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안전에 대한 우려”라며 “참여 결정에서 주민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국전력공사에선 향후 다가오는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에 따른 전력 공급 과부하를 막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637개소 중 11.6%만 적기 공급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 지역 분산 방안을 통해 제도 개선과 수요 분산 인센티브제 등의 마련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