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투명한 비닐과 같은 필름을 자유롭게 잡아당겨 빛을 100% 차단할 수 있는 원천 소재를 개발했다. 빛의 투과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으면서 신축성이 좋아 웨어러블 기기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스마트 창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ETRI 박승구 책임연구원이 고분자 투명필름을 당겨 광 투과도를 조절하고 있다.
30% 길이 늘려 빛 완전 차단, 자유롭게 광량 조절
웨어러블·동작센서·스마트 창·디스플레이 적용가능
국내 연구진이 투명한 비닐과 같은 필름을 자유롭게 잡아당겨 빛을 100% 차단할 수 있는 원천 소재를 개발했다. 빛의 투과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으면서 신축성이 좋아 웨어러블 기기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스마트 창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광(光) 투과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고분자 투명필름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본 기술은 지난달 말 영국왕립화학회 (RSC)가 발행하는 학술지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필름은 광량 조절물질이나 입자 등을 넣지 않고 팽창·수축이 가능하면서 빛의 투과율을 최대 100%까지 차단할 수 있는 필름이다.
연구진은 고분자 용액을 빛으로 굳히는 광경화 방식으로 만들었다. 고분자 용액에 포함된 고분자와 용매는 빛을 통해 화학적으로 결합된다.
연구진은 빛을 통해 반응하는 고분자 물질과 용매 간 관계성을 규명, 고분자를 나노입자 크기로 만들어 자연 분산시키는 최적의 함량비율을 찾아냈다.
필름에서 발생하는 투명도 변화는 이 비율 덕분이다.
이로써 인공적인 광량 조절 없이도 빛의 차단이 가능한 고분자 용액 개발에 성공해 본 기술을 구현할 수 있었다.
고분자 필름을 잡아당길 때 생기는 고분자 사이의 공간, 즉 기공에 따른 빛의 굴절률 변화가 이번 성과의 핵심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즉, 통과하는 빛의 양이 줄어들면서 투명필름이 불투명하게 보인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필름은 5cm x 5cm 크기로 가시광선 파장별로 길이를 약 15∼30%만 늘려도 빛을 100% 차단한다.
기존 유사한 성능의 필름 대비 수백 배 개선된 성능이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단순 기계적 자극만으로 광도 조절이 가능한 점도 획기적이다.
아울러 본 기술은 국내 고분자 필름 제조업체의 일반 제조공정과 동일해 기존 장비로도 쉽게 제조할 수 있다.
광 투과도 제어를 위한 별도의 나노입자 분산 절차가 생략됨과 동시에 대면적화도 쉬워 상용화에 유리하다.
ETRI 신형철 휴먼증강연구실장은 “본 성과는 필름 제조가 쉽고, 필름을 잡아당기는 정도에 따라 쉽게 제어가 가능하다. 향후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되면 구역별 촉감을 다르게 해 시·촉각 정보를 통한 정보 전달 소재로 활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본 기술은 고분자 필름 소재 업체, 디스플레이 업체 등에 기술이전 할 예정이다.
본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간 중심의 자율지능시스템 원천기술 연구’ 과제의 일환으로 연구됐다.
연구진은 본 기술과 관련,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5개국에 특허 출원했다.